전세계서 로청기 해킹 발생…'집 노출 우려'
삼성·LG, 보안 솔루션 주목…점유율 높일까
"소비자 선택 기준, 가격에서 신뢰로 이동"
중국 브랜드들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보안을 핵심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로봇청소기를 해킹해 카메라로 다른 사용자의 집 내부를 살펴보는 등의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스페인의 한 엔지니어는 미국의 기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업체 DJI의 로봇청소기 보안 취약점을 발견해 전 세계 24개국의 약 7000대 기기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엔지니어가 자체 개발한 원격 제어 애플리케이션으로 DJI 서버에 접속하자 다수의 로봇 청소기가 연결돼 응답했다.
로봇청소기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사용자의 실시간 영상과 음성 정보까지 접근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로봇청소기를 통한 강력 범죄도 발생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로봇청소기 카메라로 사실혼 배우자였던 B씨의 집 내부를 관찰하며 범행 계획을 세웠고, 집에 침입해 B씨를 흉기로 찌르고 B씨의 딸을 폭행했다.
이 같은 사례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로봇청소기를 사려는데 해킹 때문에 망설여진다', '중국 제품들은 서버가 해외에 있어 불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양사는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보안 성능을 높여왔다.
삼성전자는 자사 보안 솔루션인 '녹스 볼트'와 '녹스 매트릭스'를 로봇청소기에 탑재했다. 여러 기기가 상호 신뢰를 검증해 네트워크 전체 보안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비밀번호나 인증 정보 등 민감 데이터를 별도로 저장하도록 설계했다.
또 오류 주입 공격이나 레이저 공격 등 물리적인 타격에도 방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드웨어 기반으로 암호키 노출 없이 안전하게 암호와 연산을 수행한다. 국내 출시 제품 중 유일하게 하드웨어 칩 기반 보안 솔루션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로봇청소기 제품에 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를 적용했다.
또 올해 상반기 출시될 로봇청소기 신제품에 자체 보안 솔루션을 한데 모은 'LG 쉴드'를 적용할 계획이다.
LG 쉴드는 안전한 데이터 저장 및 전송, 사용자 인증, 소프트웨어 무결성 보장 등의 보안 기술을 제공한다.
앞서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시중에 유통 중인 로봇청소기 6개 브랜드의 보안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 보안 취약점을 확인했다.
중국의 드리미와 에코백스 등은 사용자 인증 절차가 미비해 불법적인 접근이나 조작 가능성이 있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2개 제품은 접근 권한 설정, 불법 조작 방지 기능 등이 비교적 잘 마련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한편,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점유율을 보면 중국의 로보락이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업체들도 보안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은 보안 차별화 전략에 더욱 힘써야 한다"며 "소비자 선택 기준이 가격에서 신뢰로 이동하는 흐름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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