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카자흐스탄·이라크 지목 …당국은 "계획 없다" 일축
대미 관계 좋아하지는 베네수·자급도 높아지는 나이지리아도 가능성
카타르·에콰도르·앙골라 등 이미 탈퇴…할당량 불만 국가 탈퇴할 듯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가 1일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탈퇴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다른 회원국도 비슷한 배경으로 탈퇴하는 것은 아닌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CNBC,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OPEC 내 3위 산유국인 UAE는 원유 생산 할당량을 두고 수차례 불만을 표해왔으며 탈퇴 이후 곧바로 증산을 예고했다.
◆추가 탈퇴 이어지면 OPEC는 무용지물
UAE는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해왔으나, 할당량 때문에 석유 수출에 제약이 있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3월 UAE는 하루 평균 약 43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약 237만 배럴을 생산했다.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로포우 사장은 "UAE 탈퇴는 OPEC 회원국 구성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할당량 준수를 두고 회원국 사이 갈등이 벌어진다면, 추가 탈퇴가 이어져 OPEC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2019년 카타르, 2020년 에콰도르, 2024년 앙골라 등도 할당량에 불만을 갖거나 국가 정책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OPEC과 OPEC+를 탈퇴한 바 있다.
1960년 설립된 OPEC은 시장을 안정하고 국제 유가를 조절하기 위해 할당량을 정하는 방식으로 원유 생산을 제한해 왔다. UAE 탈퇴로 회원국은 11개국으로 줄었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오만 등을 포함한 다른 산유국 등 20개국으로 구성된다.
◆카자흐스탄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 주목
전문가들은 다음 OPEC, OPEC+ 탈퇴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카자흐스탄을 지목했다. 생산량이 할당량을 지속적으로 웃돌았기 때문으로, 2024년 OPEC+ 가운데 가장 많은 초과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지난달 29일 성명을 통해 "현재로서는 탈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UAE만큼의 초과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을뿐더러, UAE 탈퇴로 내부 영향력이 커지면서 단체를 나갈 유인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들은 최근 당고테(Dangote) 정유소를 중심으로 국내 정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부가 가치가 높은 연료 마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케이플러 수석 석유 분석가 맷 스미스는 "나이지리아는 자급도가 높아지고 있어 탈퇴 가능성이 높은 국가"라며, 공급을 줄여 원유 가격을 올리려는 OPEC 전략에 호응하기보다 증산과 다운스트림 수익 극대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베네수엘라도 가능성이 높은 국가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이후 대미 관계가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수출 역시 빠르게 늘고 있는데, 3월 수출량은 하루 100만 배럴을 넘어 지난해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회원 수가 줄더라도 시장 안정화라는 OPEC 핵심 기능은 유지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목소리도 있다.
리스타드 에너지 수석 부사장 클라우드 갈람베르티는 "지난 10년간 OPEC은 놀라운 방식으로 시장 균형을 맞춰왔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OPEC은 상당한 회복력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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