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차기 총리, 젤렌스키에 '6월 회담' 제안…관계 재설정 본격화

기사등록 2026/04/29 11:43:39 최종수정 2026/04/29 12:42:25

헝가리계 소수민족 권리 등 갈등 해소 시도

헝가리계 다수 거주 '베레호베'서 회담 추진

[부다페스트=AP/뉴시스]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차기 총리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빅토르 오르반의 장기 집권 체제를 무너뜨린 헝가리 차기 총리 페테르 머저르가 28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6월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친러시아 성향 오르반 정부 시절 악화된 양국 관계를 재설정하고 우크라이나 내 헝가리계 소수민족 권리 등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머저르는 이날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우크라이나 자카르파탸주(州) 베레호베 시장을 면담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을 제안했다.

그는 "헝가리계가 다수 거주하는 상징적인 장소인 베레호베에서 6월 초 만날 것을 제안한다"면서 "이번 회담의 목적은 트란스카르파티아(자카르파탸) 지역 헝가리인들의 권리 문제를 해결하고 이들이 고향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서부 자카르파탸 지역에는 상당한 규모의 헝가리계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2017년 우크라이나 정부가 중등교육에서 우크라이나어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을 도입하면서 급격히 악화됐다. 헝가리는 이 법이 수만 명의 헝가리계 주민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반발해 왔다.

머저르는 "우크라이나는 10년 넘게 이어진 법적 제한을 해제하고, 현지 헝가리인들이 문화·언어·행정·고등교육 권리를 회복해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초 해당 지역을 방문해 헝가리계 주민 대표들을 만나 "혹독한 겨울을 견디며 전선을 지원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티서당 대표가 지난 12일(현지 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총선 부분 개표 결과 발표 후 국기를 흔들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16년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게 됐다. 2026.04.13.

지난 12일 헝가리 총선에서 머저르가 승리한 뒤 유럽연합(EU)과 우크라이나 간에 막혀 있던 의제도 하나씩 풀리고 있다.

EU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900억 유로(약 156조원) 규모의 대출을 최종 승인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산 원유를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로 수송하는 드루즈바 송유관 복구를 완료했다.

머저르는 EU와도 관계를 개선하고 유로존 가입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포기하는 평화 협정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며 "어떤 나라도 타국에 영토 포기를 요구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는 반대하지 않았지만 "향후 10년 내 실현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신속 가입 절차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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