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적발·입건…완구로 위장·자금 분산 등 조직적 수법
검역 회피 시 국가 재난급 피해 우려…유통 전량 폐기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검역당국이 과수화상병 유입 위험이 높은 수입금지 묘목을 대규모로 밀수한 일당을 적발하면서 국내 과수산업 전반에 대한 방역 경계가 다시 강화되고 있다. 불법 유통 차단이 곧 식량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정부는 수사·단속 체계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9일 3~4월 묘목·종자류 불법수입 차단 기획수사를 통해 중국산 사과묘목 등을 밀수한 일당 16명을 적발해 식물방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이들은 과수묘목 생산업자·수입업자·중개인·물류업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검역과 세관 감시를 피하기 위해 수입금지 묘목을 완구·인테리어 용품으로 허위 신고하고 대금은 다수 계좌로 분산하거나 현금 거래하는 방식으로 추적을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 물량은 중국산 사과묘목 약 63만주, 복숭아묘목 13만8000주, 복숭아 종자 1161㎏, 동남아·유럽산 종자 18㎏ 등이며, 국내 유통 시 수십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사과묘목 63만주는 약 413만㎡(여의도 면적의 1.4배) 규모 과수원 조성이 가능한 물량으로, 단일 사건 기준 이례적인 규모다.
사과묘목은 치명적 식물전염병인 과수화상병의 주요 기주식물로, 감염 시 과수원 폐원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국내에서는 2015년 이후 해당 병 유입으로 약 2540억원의 손실보상 비용이 발생한 바 있다.
검역본부는 적발된 묘목을 전량 압수·소각하는 등 긴급 폐기 조치했으며 관련 유통망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정록 검역본부장은 "검역을 거치지 않은 묘목·종자는 단순 밀수를 넘어 국내 농업 기반을 위협하는 식량안보 사안"이라며 "광역수사팀 확대와 법 개정을 통해 불법 유통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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