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당기순이익 6조 '역대 최대'에도 격차 벌어져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국내 5대 금융지주의 실적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금융지주 간 온도차는 한층 뚜렷해진 모습이다. 은행 중심이던 금융지주 실적의 무게추가 비은행 부문으로 기울고 있는 만큼 향후 비은행 체력 강화 여부가 금융지주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조1976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6440억원) 대비 5527억원(9.8%) 증가했다. 5대 금융의 1분기 실적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최대 실적임에도 금융지주 간 순이익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1위인 KB금융과 2위인 신한금융은 올 1분기 각각 1조8924억원, 1조6226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순이익 격차는 지난해 1분기 2090억원에서 2698억원으로 확대됐다.
1분기 역성장한 우리금융(6038억원)과 KB금융 간 순익 격차는 3배 이상 벌어졌다. 2·3위인 신한금융과 하나금융(1조2100억원) 간 격차도 지난해 1분기 3606억원에서 4126억원으로 커졌다.
실적을 가른 건 비은행 부문이었다. KB금융은 전체 순이익의 43%를 비은행 부문에서 거두며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NH농협금융의 당기순이익 8688억원 중 비은행 부문이 40.5%를 차지해 지난해 1분기(28.2%)보다 크게 확대됐다. 신한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34.5%로 지난해 1분기(29.1%)보다 높아졌지만 KB금융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비은행 실적 기여도는 각각 18%, 23.5%로 그룹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다만 비은행 실적의 대부분은 증권이 견인했다. 5대 금융지주의 증권 계열사의 순이익은 총 1조2292억원으로 전년 동기(5392억원) 대비 128% 가량 급증했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수수료 수익 등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증권 외 보험·카드 실적은 곳곳에서 뒷걸음질쳤다. KB금융의 경우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의 당기순이익이 각각 2077억원, 798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36%, 8.2% 급감했다. 신한금융에서 비은행 맏형 역할을 맡아왔던 신한카드의 순익은 1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감소했다. 신한라이프의 순익도 1031억원으로 37.6% 감소했다.
하나금융에서도 하나생명의 순익이 79억원으로 전년 동 대비 35.2% 줄었고, 하나자산신탁이 67억원으로 62.1% 급감했다. 우리금융으로 편입된 동양생명의 실적은 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8% 줄었다. 보험사는 손해율 상승, 예실차 확대로, 카드사는 금융 비용, 대손 비용 등이 늘면서 실적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전반적인 비은행 부문의 체력 강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향후 금융지주 간 격차는 비은행 경쟁력에서 뚜렷하게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온 KB금융은 자본시장 역할 확대 전략을 지속 이어가고, 신한금융은 올해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내년 이후 여전업을 중심으로 비은행 경쟁력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도 증권 부문을 중심으로 비은행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우리금융도 보험사 자회사 완전 편입과 증권사 증자 등으로 비은행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NH농협금융은 그룹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통해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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