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2'에 도전했던 킵초게·키프텀…꿈을 실현한 사웨[마라톤 신기원②]

기사등록 2026/04/29 07:00:00

최초로 2시간1분 이내에 풀코스 완주한 키프텀

1999년생의 기대주였으나 자동차 사고로 숨져

2년 뒤 사웨 등장…노력과 기술력의 결합한 결과

[런던=AP/뉴시스] 사바스티안 사웨(케냐)가 26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 마라톤에서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후 시상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사웨는 1시간59분30초의 기록으로 마라톤 사상 처음으로 2시간 벽(서브 2)을 깨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2026.04.27.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마라톤 풀코스인 42.195㎞를 2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서브 2는 깨지지 않는 벽 같은 기록이었으나, 사바스티안 사웨(31·케냐)가 인류 최초의 역사를 썼다.

사웨는 지난 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 마라톤 남자부 경기에서 42.195㎞ 풀코스를 1시간59분30초에 완주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서브 2에 성공하며 많은 이목이 쏠렸다.

종전 세계 신기록은 2023년에 나왔다.

사웨와 같은 케냐 국적의 1999년생 육상 선수였던 켈빈 키프텀이 작성한 2시간00분35초였다.

[시카고=AP/뉴시스]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계 기록을 달성한 뒤 기뻐하는 켈빈 키프텀. 2023.10.08.

키프텀은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1분 이내에 완주한 첫 마라토너로, 서브 2에 가장 가까웠던 사나이로 불렸다.

기록뿐 아니라 과정도 남달라 이목을 끌었다.

2022년 12월4일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2시간01분53초로 셰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4개월 만인 2023년 4월23일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01분25초를 기록, 당시 역대 2위 기록으로 더 많은 이목을 끌었다.

그해 10월9일 시카고 마라톤에서는 2시간00분35초를 달리며 엘리우드 킵초게(케냐)가 2022년 9월 베를린 대회서 기록한 2시간01분09초를 34초 앞당기면서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서브 2를 깰 선수로 킵초게에서 키프텀으로 시선이 옮겨지는 순간이었다.

어린 시절 양과 염소를 키우던 평범한 소년이었던 키프텀은 마라톤 풀코스를 단 세 번만 뛰고 전설이 됐다.

그러나 키프텀은 서브 2를 깨지 못했다.

2024년 2월12일 장거리 육상 훈련 기지로 알려진 케냐의 엘도렛과 캅타가트 사이를 잇는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키프텀은 자신에게 처음 육상을 가르친 제르바이스 하키지마나 코치와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빈(오스트리아)=신화/뉴시스】1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프라터 파크에서 'INEOS 1:59 챌린지'가 열려 엘리우드 킵초게(케냐)가 1시간59분40.2초로 결승선을 통과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다만 킵초게는 '7인 1조'로 달리며 페이스메이커의 도움을 받았고 앞서 달리는 차량이 레이저로 '속도 조절'을 도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이 기록을 공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킵초게는 '2018 베를린 국제마라톤'에서 42.195㎞를 2:01:39초로 달려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1:59 챌린지의 결과로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것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었다. 2019.10.12.

미래로 평가받았던 키프텀은 비극적인 사고를 당했고, 1984년생인 킵초게는 더 나은 기록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인류는 또 한 번 서브 2로부터 멀어지는 듯했지만, 사웨가 등장했다.

사웨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역사를 썼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사웨는 극한의 훈련을 소화했다.

사웨의 코치인 클라우디오 베라르델리는 "지난 6주 동안 주당 평균 200㎞ 이상을 달렸다"고 밝혔으며, 복잡한 식단 대신 빠르게 흡수되는 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한 거로 전해졌다.

또 경기 중에는 탄수화물 젤을 먹으면서, 고농도 탄수화물을 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흡수했다고 한다.

기술력도 이를 뒷받침했다.

[런던=AP/뉴시스] 사바스티안 사웨(케냐)가 26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마라톤에서 1시간 59분 30초 세계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2026.04.26.

사웨는 이번 기록 경신 과정에서 아디다스의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3를 신고 뛰었는데, 이 신발 덕에 무려 65초나 단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이 신발의 무게는 한 짝에 97g밖에 되지 않는 거로 전해졌다.

사웨는 "신발이 매우 좋고 가벼우며, 편안하고 지지력이 뛰어나 나를 앞으로 밀어주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서브 2를 정복한 만큼, 기술 도핑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케냐 국적의 선수들이 도핑 사건에 휩싸였던 만큼, 사웨는 팀과 함께 엄격한 테스트 체계를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런던=AP/뉴시스] 사바스티안 사웨(케냐)가 26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마라톤에서 1시간 59분 30초 세계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록이 적힌 신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4.26.

사웨는 "도핑은 우리나라에서 암적인 존재가 됐다. 많은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는 상황이 좋진 않다"며 "우리가 정정당당하게 달리면서도 빠르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누가 무엇을 사용하는지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재능과 노력, 훈련과 인내가 있다면 정정하게 달리면서도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걸 세상에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이번 런던 마라톤에선 에티오피아의 요미프 케젤차(29)도 1시간59분41초로 결승선을 통과, 사웨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서브 2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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