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억 과징금'도 뒤집혀…금융위 제재, 줄소송에 '흔들'

기사등록 2026/04/28 15:56:56 최종수정 2026/04/28 18:44:24

100억대 과징금 소송 대기중

패소로 반환한 과징금 1억→7억 증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초단타 알고리즘 매매로 2023년 당시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던 시타델증권이 1심에서 승소하면서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제재가 법정에서 잇따라 검증대에 오르고 있다.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둘러싼 행정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판결 결과에 따라 제재 실효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금융당국과 법조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시타델증권이 제기한 과징금 취소 1심 패소 이후 항소에 나섰다. 해당 사건은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를 통한 시장질서 교란 행위에 대해 처음으로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로, 당시 기준 역대 최고인 118억8000만원의 과징금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년 반에 걸친 1심 끝에 지난해 12월 과징금 취소 판결이 내려지면서 금융위는 논리를 보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금융위는 이달 6일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유사한 소송은 이어지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불공정거래에 대한 과징금이 상향되고 불법 공매도에 대한 과징금이 신설되면서 2023년 이후 금전제재 수위가 높짐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다.

국내 첫 불법공매도 과징금 조치 대상이 된 ESK자산운용의 소송 건도 1심에서 과징금 취소 판결이 나와 불법공매도 첫 과징금 사례부터 법정에서 흔들렸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올해 1월 금융위의 과징금 조치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ESK자산운용에 부과된 과징금은 38억7400만원이다.

외국계 운용사 케플러슈브뢰(Kepler Cheuvreux)도 불법 공매도 행위에 따른 과징금 10억6300만원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은 운용사 손을, 2심은 금융위 손을 각각 들어줬다.

이밖에도 다수의 수백억원대 과징금 사건들이 여전히 대기 중이라 금융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재 BNP파리바(증권과 합쳐 과징금 190억5700만원), 크레디트스위스(271억원) 등 수백억원대 불법 공매도 과징금 사건들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 중 한건이라도 취소될 경우 금융위가 걷어들이는 과징금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지난해 금융위가 걷어들인 과징금 수납액이 774억2100만원인데, 크레디트스위스 한 건만 취소돼도 환급액이 30%가 넘어서는 셈이다. 이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 상향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가 소송에 패소해 다시 환급해준 과징금 금액이 2022년 1억8000만원, 2024년 6억3700만원, 2025년 7억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는 금융위 승소율이 높아 환급 규모가 제한적이지만, 2023년 이후 본격화된 대형 과징금 사건들의 판결이 이어질 경우 환급 규모는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법원 판단과 금융위 대응 역량에 따라 과징금 제재 체계 전반의 신뢰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까지 금융위의 행정소송 승소율은 높은 편"이라며 "제한적인 비용 등 환경에도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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