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유럽연합(EU) 중도 세력을 정치적 위기에 몰아 넣고 있다고 폴리니코 유럽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가리아에서는 지난 20일 친(親)러시아 성향 루멘 라데프 전 대통령이 총선에서 승리했다. 라데프 전 대통령은 앞선 재임 기간 우크라이나 지원을 일관되게 반대했고 러시아와 관계 복원을 요구했다. 불가리아가 1월 유로존에 공식 가입한 것을 두고도 국민투표에 부쳤어야 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루마니아에서는 친EU 성향 일리에 볼로잔 총리가 연립정부 파트너들의 이탈로 위기에 처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과 인플레이션은 재정 긴축 정책을 둘러싼 갈등을 심화시켰다.
독일에서는 극우 성향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전통적 기반인 동부를 넘어 서부 지역까지 침투한 가운데 오는 9월 작센-안할트 주 선거에서 승리를 노리고 있다.
에너지 가격은 치솟고 성장은 정체되면서 약화된 EU 주류 정치 세력이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포퓰리즘 세력의 공세는 다음해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성향 국민 연합을 승리로 이끌 만큼 강력할 수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은 지적했다.
세이머스 볼랜드 유럽 경제사회위원회(EESC) 회장은 폴리티코 유럽에 "에너지 비용이 식품과 교통, 주거로 전가되면서 저소득과 중산층 가구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며 "이는 정치적으로 불신의 공간을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회원국 정부 뿐만 아니라 외부 충격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유럽 기관의 능력에 대한 불신"이라며 "보호주의적이고 내재적인 접근 방식에 대한 지지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그는 유럽 노동조합을 대표해 EU 집행위원회에 노동·경제정책을 자문하고 있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물가 상승이 EU 전역의 취약한 성장세와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진단도 폴리티코 유럽은 소개했다. EU 국내 총생산(GDP)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독일과 이탈리아는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 담당 집행 위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됨되면서 영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위기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경제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다"며 "5월 하반기에 발표될 춘계 전망에서 올해 (전체)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야 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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