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목포서 상경한 유족들…보잉 본사 앞 집회
"참사 본질은 둔덕 충돌 아닌 초고속 동체 착륙"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12·29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보잉 737-800' 기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하며 초고속 동체착륙 원인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참사로 부모님을 떠나보낸 김윤미(44)씨 등 유가족들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보잉코리아 본사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의 본질은 둔덕 충돌이 아니라 속도를 줄이지 못한 초고속 동체착륙"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별도로 꾸려진 '총체적 부실에 대한 특별법 개정 및 국가 위로금 추진 결사(총특위추)' 주도로 진행됐다. 유가족들은 전남 광주·목포 등지에서 오전 7시 기차를 타고 상경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기존 조사에서 둔덕 충돌 등 요인에만 초점이 맞춰진 점을 문제 삼으며 기체 결함을 포함한 전면 재조사를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특히 항공기가 정상 착륙 속도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시속 약 380㎞로 동체착륙을 시도한 점에 주목했다. 희생자 고 천병일씨 동생 천병현씨는 "단순히 둔덕 사고로 축소해선 안 된다"며 "정상적인 착륙 절차가 작동하지 못했는지 근본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측은 사고 원인으로 추력조절불능(LOTC)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류 충돌 이후 제어 모드가 변경되면서 엔진 추력이 고정돼 감속이 불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정상보다 약 1.5배 빠른 속도로 착륙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또 보잉 737 기종에 비상 동력장치인 램에어터빈(RAT)이 장착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다른 주요 여객기에는 있는 이 장치가 유독 보잉 737에는 없었다"며 "안전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희생자 가족의 증언도 이어졌다. 참사로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였던 딸을 잃은 윤순한(60)씨는 "(이번 참사는) 명백한 기체 결함"이라며 "죽은 제 딸의 원한을 풀어주고 싶은 심정에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보잉이 기체 결함 가능성을 인정하고 원인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경찰청을 향해 LOTC와 RAT 미장착 등 시스템 문제를 포함한 참사 경위 재조사를 촉구하고, 비행기록장치(FDR) 마지막 1분간의 핵심 데이터 전면 공개를 요구했다.
아울러 보잉 및 엔진 제조사 관계자에 대한 책임 규명과 함께 보잉 737 기종에 RAT 장착을 위한 안전개선명령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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