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처방 설계·스마트 디바이스로 화장품 R&D 패러다임 전환
북미 4.7억개 생산 체제 구축…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36년 데이터 기반 '초격차 기술'로 ODM 경쟁력 강화할 것"
[서울=뉴시스]김상윤 기자 = 한국콜마가 올해 인공지능(AI) 전환과 글로벌 생산기지 재편을 앞세우며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콜마그룹이 지난해 자산 5조원을 넘어서며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눈앞에 둔 가운데, 한국콜마가 국내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업계 최초 사례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매년 매출의 약 6%를 R&D에 투자하며 기술 경쟁력을 축적해 온 한국콜마는 올해 AI를 앞세워 기술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36년간 축적한 연구 데이터와 4800여 개 고객사 맞춤 처방 과정에서 쌓인 방대한 데이터가 AI의 학습 기반이 된다.
현재 한국콜마가 개발 중인 'AI 기반 맞춤형 처방 설계 시스템'은 전 세계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후, 피부 상태, 자외선 패턴 등을 분석해 최적의 자외선 차단 포뮬러를 자동으로 설계하는 구조다. 기존에 연구원이 수개월에 걸쳐 수행하던 성분 조합 작업을 AI를 통해 단축할 수 있다.
한국콜마는 "향후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사용자의 실시간 피부 상태에 맞춰 차단 기능을 조절하거나, 자외선 강도에 따른 재도포 시점을 안내하는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카 뷰티 디바이스는 스마트폰 앱으로 상처 부위를 촬영하면 AI가 상처 유형을 분석하고, 기기를 갖다 대면 적합한 치료제와 함께 피부 톤에 맞는 파우더가 함께 도포된다. 상처 진단부터 치료, 메이크업까지 하나의 기기로 해결하는 원스톱 통합 기기다.
이와 함께 한국콜마는 K-뷰티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글로벌 생산기지 재편에 나선다.
지난해 7월 한국콜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미국 제2공장을 세웠다. 연면적 1만7805㎡ 규모로 연간 1억2000만 개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제1공장과 합치면 미국 내 연간 3억 개, 캐나다를 포함하면 북미 전체 기준 약 4억7000만개 생산 체계를 갖췄다. 이는 북미 ODM 기업 중 최대 수준이다.
현지 생산 기반은 글로벌 고객사의 관세·물류 리스크를 낮추고,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에 한국콜마는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을 넘어 중남미까지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콜마는 중국 베이징 공장을 철수하고 세종 공장의 생산 역량 강화를 결정하며 올해 첫 리쇼어링(국내 복귀) 기업으로 인증받았다. 현재 세종 공장은 연간 약 8억9000만 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로써 세종공장 확장과 동시에 색조 전문 공장인 부천공장, 중국 무석공장, 미국, 캐나다로 이어지는 생산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한편 한국콜마는 생산 공정 전반의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주도하는 'AI 팩토리 얼라이언스'에서 화장품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주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콜마는 생산 계획부터 제조, 품질관리, 충진·포장에 이르는 전 공정을 모듈화하고 공정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9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AI 기반 생산 체계가 구축되면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해져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도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콜마는 "야간 무인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외부 시험기관 의뢰 물량도 연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로봇과 AI를 결합한 시험 시스템을 구축해 데이터 분석과 제조 환경을 최적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콜마는 2020년부터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다양한 종이 패키징을 상용화함으로써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콜마는 원재료 가격 변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크림이나 로션, 립스틱 등 종이 패키징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지난 36년간 축적해 온 기술력과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ODM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며 "연구개발과 생산을 아우르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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