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의에서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등이 요구한 '유럽연합(EU)-이스라엘 협력 협정(association agreement)' 중단 안건이 독일과 이탈리아 등의 반대로 부결됐다. 협정 중단을 위해서는 EU 27개 회원국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유로뉴스와 폴리티코 유럽 등에 따르면 스페인과 아일랜드, 슬로베니아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인권 위반을 이유로 협정 중단을 요구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회의 전 "이스라엘에 항로를 바꿔야 한다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헬렌 매켄티 아일랜드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의 행태를 전혀 용납할 수 없다"며 "EU가 단호해야하고 근본적인 가치를 수호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독일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이 반대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협정 중단은 부적절하다"며 "이스라엘과 비판적이고 건설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수치적 조건도, 정치적 조건도 갖춰지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협정 부분 중단과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별도 제재 등이 EU 집행위원회에서 논의될 수도 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자는 프랑스와 스웨덴의 제안을 검토하는 것을 포함해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표적 제재나 무역에 초점을 맞춘 부분 중단 등 '가중다수결이 필요한 조치'를 시사했다고 폴리티코 유럽은 전했다.
2000년 체결된 이 협정은 정치·경제·무역을 포함한 양자 관계의 법적 기반을 규정하고 있다. 협정 2조는 양측의 관계는 인권 존중과 민주주의 원칙에 기초한다면서 일방이 인권을 침해할 경우 상대방은 협정을 일방적으로 중단할 권리가 명시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024년 2월 EU 집행위원회에 협정 조건이 준수되고 있는지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EU 대외관계청(EEAS)이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협정 2조를 위반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EU 정상들은 독일·이탈리아·헝가리 등의 반대로 제재 여부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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