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관 사건 송부받아 공소 제기한 검사
檢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사건 보완 수사"
法 "검찰청 직원은 독립된 수사 주체 아냐"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검찰수사관에 넘겨받은 사건을 검사가 기소한 경우 수사와 기소 분리를 규정한 검찰청법을 위반한 것으로 공소 기각돼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판사 소병진·김용중·김지선)는 지난 1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감사원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미술대학원 주임교수 A씨와 대학원생 B씨 항소심에서 공소기각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에 위반되어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은 '검사는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C 검사는 2024년 8월 A씨와 B씨를 각각 소환해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를 직접 작성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16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검사가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한 때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간주된다.
재판부는 C 검사가 검찰수사관을 지휘해 수사를 진행하고 이를 송부받아 검찰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등 추가 수사를 완료한 후 공소를 제기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수사와 기소의 주체가 분리됐다고 할 수 없으므로, 수사와 기소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규정의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수사관이 C 검사에 앞서 A씨와 B씨에 대해 각 사경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한 것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입건한 것이 아니고, 이 또한 검사의 수사 지휘하에 진행된 것이므로 검사가 직접 수사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C 검사는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사건을 송치받아 보완 수사를 한 뒤 공소제기한 것이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법경찰관 직무를 행하는 검찰청 직원은 독립된 수사 주체가 아니고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하는 검사의 수사 보조자에 불과하므로, 사건을 '송치'할 수 있는 독립적 지위에 있지 않다"며, 송치가 아닌 '송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자신의 과목을 수강 중이던 B씨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3000만원을, B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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