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분양 20% 56가구 미계약…15억 초과 중대형에 쏠려
10·15 대출 규제 직격…'준강남급' 분양가에 실수요자 이탈
서울 공급난·짧은 전매제한…"전국구 풀리면 완판할 듯"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서울 강서구 방화뉴타운의 첫 래미안 단지인 '래미안 엘라비네'에서 대규모 미계약 물량이 발생했다. '국평' 분양가가 최대 18억원에 이르면서 대출 규제 한도를 넘지 못한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래미안 엘라비네는 일반분양 272세대 중 잔여 56세대에 대한 무순위(사후) 입주자모집공고를 냈다. 이는 전체 일반공급 물량의 20.6%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잔여 세대 중 전용 84㎡ 타입에서만 47세대의 미계약분이 나왔다. 대형 평형인 115㎡ 타입도 9세대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시장에 나왔다.
앞서 이 단지는 지난달 18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137가구 모집에 3426명이 신청해 평균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용 44㎡와 59㎡ 평형이 각각 140.14대 1, 228.8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소형 평형에만 수요가 쏠렸고, 전용 76~84㎡는 6.09~16.64대 1, 전용 115㎡는 2.67대 1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이번 미계약 사태의 원인을 '15억원 이상 분양가'의 가격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15억원을 넘는 주택은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기존 6억원에서 4억원 이하로 축소되면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59㎡가 최고 14억2900만원인 반면, 84㎡는 17억1200만원에서 최고 18억4800만원 사이, 115㎡는 21억300만원에서 22억370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대출 직격탄을 맞은 중대형 당첨자들이 현금 마련의 어려움으로 인해 대거 이탈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미계약 물량 56가구 전량이 15억원 초과 평형(84·115㎡)에만 쏠려있다.
입지 대비 가격 부담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나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등 강남 주요 단지의 전용 84㎡ 분양가가 22억~24억으로 형성된 가운데, 해당 단지는 강서구 입지임에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체감 가격 장벽이 높았다는 평가다.
방화동 인근 중개사무소는 "강서구 첫 래미안이라 기대가 컸지만, 엄밀히 말해 마곡 중심지도 아닌데 '준강남급' 분양가가 책정되다 보니 가격 저항감이 있었다"며 "결국 15억원이 넘어 대출마저 막혀버린 당첨자들이 자금 조달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계약을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도 15억 원 이상의 고분양가 단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미계약이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더샵분당센트로'의 경우, 전용 84㎡ 분양가가 21억7000만을 기록하면서 일반분양 84가구 중 절반이 넘는 50가구가 무순위 '줍줍' 물량으로 쏟아진 바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는 웬만하면 '로또 청약'이 되기 때문에 수요가 몰리지만, 그 외의 지역에서는 가격 측면의 부담감이 곧바로 작동한다"며 "이번 대규모 미계약은 브랜드 가치의 문제라기 보다, 입지 대비 분양가 부담감이 너무 커서 당첨자들이 포기한 가격 이슈로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무순위 청약을 거치며 해당 물량이 결국 소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의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단위의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이 유입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른 중개사무소는 "향후 방화 3·5구역 등 후속 재건축이 이어지면 뉴타운 시너지가 기대되는 입지에다가 당첨후 3년 전매제한이라 입주 후 6개월이면 처분이 가능해 전국구 단위로 물량이 풀리면 자금 여력을 갖춘 현금 부자들이 몰려 무난히 다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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