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이어 둘째도 '소아 치매'…영국 부부, 끝내 임신 중단

기사등록 2026/04/21 11:04:58
[서울=뉴시스] 임신한 둘째가 첫째와 같은 '소아 치매' 판정을 받자 임신 중단을 선택한 영국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고펀드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임신한 둘째가 첫째와 같은 '소아 치매' 판정을 받자 임신 중단을 선택한 영국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더선 등에 따르면 런던에 사는 에밀리(33)와 앵거스(35) 부부의 딸 레니(2)는 희귀 유전질환인 '산필리포 증후군'(MPS III) 진단을 받았다.

산필리포 증후군은 '소아 치매'로 불리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체내에서 특정 물질을 분해하지 못해 뇌에 독성 물질이 축적되면서 아이들이 점차 말하기, 걷기, 먹기 등 기본적인 기능을 잃게 된다. 현재까지 완치법은 없으며, 대부분 환아는 10대 중반 이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부는 약 6개월 전 가족 중 한 명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해당 질환을 유발하는 열성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레니가 발달 지연과 청력 문제 등 증상이 나타나자 검사를 진행했고, 결국 2025년 10월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불과 2주 뒤 에밀리는 둘째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부부는 태아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약 3개월을 기다렸다. 에밀리는 "아이가 건강할 확률이 75%였기에 희망을 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뱃속 아이 역시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부부는 임신을 중단했고, 첫째 딸 레니에게 모든 돌봄과 시간을 집중하기로 했다. 에밀리는 "치료법도 없고, 예후도 치명적인 상황에서 같은 질환이 있는 아이를 또 세상에 데려올 수는 없었다"며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현재 레니는 밝고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부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가 점차 걷기, 말하기 등 여러 기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에밀리는 "이 병은 시간이 곧 적이다. 몸에 쌓이는 독성 물질로 인해 손상은 되돌릴 수 없다"며 치료를 위한 정부의 연구 지원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부부는 치료비 마련을 위해 모금 플랫폼 '고펀드미'에 글을 올려 현재까지 목표 금액 50만 파운드(약 10억원) 중 약 37만6600파운드(약 7억5000만원)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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