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법무부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수사가 끝나기 전까지 어떤 연준 인사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틸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워시 전 연준 이사 자체엔 반대하지 않는다. 그는 워시에 대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인물”이라며 호의적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파월 의장을 겨냥한 형사수사가 계속되는 한 상원 은행위원회 표결에선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못 박았다. 워시 청문회는 21일로 잡혀 있지만, 은행위가 공화 13명 대 민주 11명 구도인 만큼 틸리스 의원이 이탈하면 표결은 12대12 동수가 돼 사실상 멈춰 서게 된다.
이번 충돌의 본질은 인사 문제가 아니라 연준 독립성 문제에 가깝다. WSJ에 따르면 틸리스 의원은 “Fed가 백악관 산하의 또 다른 기관처럼 돼선 안 된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이 파월 의장을 수사로 압박한 상태에서 후임 인준까지 밀어붙이면, 중앙은행이 정치권 통제 아래 들어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이건 미국 금융시스템의 근본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더 불편한 상대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틸리스 의원은 지난해만 해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인준 당시 반대 입장에서 하루 만에 찬성으로 돌아섰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감세·복지 법안을 놓고 정면충돌한 뒤 재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WSJ는 워싱턴 정가에서 틸리스 의원이 이른바 '욜로 시기(YOLO era)'에 들어갔다는 농담이 나온다고 전했다. 정치적 미래를 더는 계산하지 않게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뜻에 공개적으로 맞서는 일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워시 인준 일정도 꼬이고 있다. 법무부의 파월 수사와 법정 공방이 이어지면서 워시 인준은 이미 지연 압박을 받고 있고, 파월 의장 임기는 다음달 15일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해임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지만, 이런 공세가 오히려 워시 인준에 필요한 공화당 표를 더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인터뷰에서 틸리스 의원이 끝내 버티면 “그걸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철옹성 같던 트럼프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연준 문제에서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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