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헝다 파산 사건, 장관급 등 다수 뇌물 혐의 연루…인맥 찾아 본사 위치도 옮겨

기사등록 2026/04/20 17:14:48

2조4000억 위안 부채, 과도한 배당금·뇌물 등 사용 추산

헝다, 연줄 따라 본사를 선전으로 이전

[서울=뉴시스] 쉬자인 전 헝다 그룹 설립자.(출처: 바이두) 2026.04.2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로 파산해 부동산 위기의 진원지가 됐던 헝다(에버그란데)그룹 사건에 장관급 등 다수 인물이 뇌물 혐의로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명보는 20일 헝다그룹 창업자 허자인 재판과 관련한 주요 인물과 비리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앞서 광둥성 선전시 중급인민법원은 13~14일 헝다그룹과 산하 헝다부동산, 그리고 설립자 쉬자인에 대한 형사 사건 1심 공개 재판을 진행했다. 쉬 창업자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죄를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2조 4000억 위안 부채는 어떻게 생겼나

명보는 쉬 창업자가 자금 모금 사기 등 8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중국 최고 부자’에서 낙마했다며 그룹 파산 후 남겨진 2조 4000억 위안(RMB)이 어디로 갔는지를 먼저 분석했다.

첫째는 과도한 배당금 지급을 들었다. 헝다 상장 이후 10여 년 동안 쉬 회장 일가는 배당금과 각종 수당으로 500억 위안 이상을 챙겼으며 역외 회사를 통해 미국에 약 23억 달러 규모의 가족 신탁을 설립하기도 했다.

둘째는 무분별한 분산 투자 실패가 있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헝다는 단 한 대의 차량도 생산하지 못한 채 400억 위안 이상을 자동차 산업에 투자했고, 헝다 스프링은 40억 위안의 손실, 광저우 에버그란데 축구 클럽은 70억 위안이 넘는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셋째는 고금리 대출로 이자 비용만도 5000억 위안에 달했다.

넷째는 사치스러운 생활 방식도 지적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고급 주택, 개인 제트기, 최고급 자동차를 구입해 홍콩에 있는 빌라 세 채만 해도 20억 위안이 넘는다는 것이다.

◆ 장관급 등에 거액 뇌물

명보는 또 다른 지출 내역으로 뇌물을 들었다. 쉬 회장과 헝다 그룹은 모두 ‘회사 차원의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헝다는 세계 최대 인공섬으로 홍보되었던 ‘오션 플라워 아일랜드(海花島)’ 건설에 약 120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 섬 프로젝트 건설을 불법적으로 승인했던 단저우시 당서기 장치(이후 하이난성 하이커우시 당서기 승진)는 2020년 부패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구이저우성 전 당서기 쑨즈강은 쉬 회장과 마찬가지로 허난성 출신으로 우한철강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쑨즈강이 2015년 구이저우성 당서기로 취임한 후 헝다 그룹은 성에 ‘일대일 지원’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 75억 위안 이상을 투자하고 구이양에 대규모 토지를 매입해 부동산 개발을 추진했다.

이후 쑨즈강은 8억 위안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의 혐의에 ‘부동산 개발 지원’ 등이 포함됐다.

탕이쥔 전 사법부장(장관)은 1억 위안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경제매체 차이신 보도에 따르면 탕 전 부장이 랴오닝성 성장으로 재임했던 2년 반 동안 헝다  그룹은 성 내 부동산 개발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쉬 회장이 쉬자이인이 성징(盛京)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감독 소홀로 인성징은행은 헝다에 1000억 위안 이상을 쏟아부었고 이로 인해 부실 채권이 발생했다.

◆ 헝다, 연줄 따라 본사를 선전으로 이전

광저우 도시 건설 업계 출신인 천루구이 전 선전시장은 쉬 회장과 오랜 친분이 있었다. 그가 2017년 선전시장에 취임하자 헝다는 본사를 광저우에서 선전으로 이전했고 여러 정책적 지원을 받았다.

국가체육총국 국장을 역임하며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2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거우중원은 재임 기간 동안 ‘헝다 국가대표팀’ 방식을 추진하며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헝다 축구 클럽 이적을 용이하게 했다.

이 사건에는 중국상업은행 전 총재 톈후이위, 중국은행 전 총재 류량거, 중국에버브라이트은행 전 회장 리샤오펑 등 금융계 고위 관계자 다수가 연루되어 있으며, 이들은 에버그란데에 거액의 대출을 승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헝다와 쉬 회장의 세력이 정점에 있던 시절 지방 정부는 토지 매각으로 경제를 유지했다.

또한 지방 관리들은 부동산 사업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정치적 성과를 거두었다고 은행 역시 대출 목표를 채웠다.

명보는 이러한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하나의 생명 공동체를 이루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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