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원하는 전쟁 멈추고 경쟁국 中에 다시 집중할 때”-FA

기사등록 2026/04/20 16:33:25

“이란 전쟁은 왜 중국의 승리인가” 제하의 분석

美, 이란 전쟁으로 아태 지역 안보우산만 약화

다음달 정상회담 앞두고 中 준비 가능성 함정 무엇?

[테헤란=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북부 바낙 광장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한 택시 운전사 뒤로 호르무즈 해협을 쥐고 있는 군인의 손을 묘사한 광고판이 보이고 있다. 이 광고판에는 “이란의 손에 영원히” “트럼프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영원히 이란의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2026.04.20.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외교 전문저널 포린 어페어즈(FA)는 17일 “이란 전쟁은 왜 중국의 승리인가”라는 장문의 전문가 분석을 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란 폭격으로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주장했으나 결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1기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맷 포팅어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이 이란, 북한, 러시아와 중국 등 ‘혼돈의 축’에 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추종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지난달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석유 부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은 ‘중국에겐 악몽’이라고 말했다.

◆ 호르무즈 해협 위기에 건재한 중국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현실은 이 같은 미국의 기대와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에너지 공급 차질에 대비해 스스로를 보호해 왔다.

미군이 중동에 발이 묶여 있는 동안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더욱 자유로운 활동을 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법을 위반하는 가운데 중국은 책임감있는 평화 중재자로 자신을 내세우고 있다.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시진핑 주석은 상당한 협상력을 갖고 회담에 임할 수 있다고 FA는 전망했다.

미국이 중동에서 귀중한 군사적, 정치적 자원을 낭비하는 동안 중국은 협상 테이블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美, 이란 전쟁으로 아태 지역 안보우산 약화

이란 전쟁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우산을 약화시키고 중국에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FA는 분석했다.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과 한국에 배치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중동으로 가져온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북한 공격 대비로 사드를 수용했다는 이유로 중국의 강력한 경제적 압박을 견뎌왔다고 FA는 전했다.

한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러한 자산을 중동으로 돌린 것은 미국이 동맹국의 희생을 얼마나 경시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FA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력 지속성에 대한 의문 제기는 이미 북한과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 이란 전쟁, 중국에 미군 관찰 기회 제공

이란 전쟁은 중국에게 미국의 군사력을 직접 목격할 기회를 제공해 전술을 다듬고 적용할 수 있게 했다.

단순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미국의 무기 체계, 의사 결정 과정, 인공지능 활용 방식 등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대만이나 다른 지역에서의 분쟁에 활용될 수 있다.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등 혼란이 초래됐으나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 반면 중국은 세계 안정의 책임있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얻는 효과도 얻었다.

중국은 과거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캄보디아와 태국간 분쟁에서처럼 중재자로서도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전쟁으로 중국도 에너지 가격 상승과 파종기 비료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강한 회복력으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2008년 이후 에너지 구성에서 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 등이 석유 공급 차질에 따른 타격을 줄였다.

중국은 14억 배럴로 추산되는 막대한 석유 비축량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6개월 이상 차단되더라도 충분한 공급량을 제공할 수 있는 규모라고 FA는 소개했다.

석유 공급이 더욱 차질을 빚더라도 러시아산 석유를 추가로 구매하는 등 다른 선택지도 있다.

반면 미국의 소비자들은 국제 석유 시장의 변동에 취약해 중국 소비자들보다 운송비 상승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FA는 지적했다.

◆ 이란·베네수 고립도 중국에 타격 적어 

미국이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중국에서 고립시키는 것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은 거래 지향적이어서 양국을 구하기 위해 자국의 핵심 이익을 희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양국 고립의 목표가 중국의 약화라면 미국의 작전은 투자 대비 효과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반면 미국은 자원을 고갈시키고 명성을 실추시키며 유가를 올리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잡지는 지적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슬로건과 달리 이란과의 충동적인 전쟁은 미국을 뒷전으로 미루는 전형적인 사례가 됐다고 FA는 분석했다.

오만함 때문에 미국은 출구 전략도 없는 또 다른 수렁에 빠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단기적인 군사력 과시를 위해 국가 안보를 희생해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미국이나 이란이 아니라 중국이 될 것이라고 FA는 진단했다.

◆ 미중 정상회담에서 中, 함정 파고 있을 가능성

FA는 연기된 트-시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함정을 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제적 성과로 내세울 만한 거액의 보잉 항공기 500대 구매 약속을 제시할 수도 있다.

시 주석은 그 대가로 인공지능 칩이나 제트 터빈 등 미국의 첨단 기술 수출 제한 완화 같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거래는 미국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 FA의 진단이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을 얻는 반면 미국은 단기간의 이익에 그치기 때문이다.

미국이 스스로의 쇠퇴를 가속화하는 동안 중국은 기술 자립을 가속화하고 군사력을 증강하며 산업 정책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FA는 미국은 중국이 원하는 전쟁을 멈추고 최대의 경쟁국인 중국에 다시 집중해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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