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소리까지 치밀하게"…레고 대신 파스타 넣고 반품한 美 절도범

기사등록 2026/04/20 19:01:00

미국 전역 5개 주의 매장 돌며 최소 70차례 이상 범행

[서울=뉴시스] 미국의 한 남성이 매장에서 레고를 구매한 뒤 파스타를 채워 반품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irvinepolice'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미국에서 레고 세트 속 피규어를 빼돌린 뒤 내용물을 파스타로 바꿔 넣고 반품하는 수법의 지능형 절도 사건이 적발됐다. 특히 범인은 레고 브릭이 박스 안에서 흔들릴 때 나는 특유의 소리와 무게를 흉내 내기 위해 특정 종류의 건조 파스타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현지시각) NBC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파라마운트 출신의 28세 남성 자렐 오거스틴은 대형 유통업체 타겟(Target) 매장에서 고가의 레고 세트를 구매한 뒤 박스를 정교하게 개봉해 미니 피규어와 핵심 부품을 빼냈다. 이후 그는 '듀럼 밀 세몰리나' 파스타를 대신 채워 넣어 매장 직원이 상자를 흔들어보더라도 의심하지 못하도록 무게와 소리를 맞춘 뒤 다시 반품해 환불금을 챙겼다.

수사 결과 오거스틴은 이 같은 수법으로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텍사스, 테네시, 뉴저지, 플로리다 등 미국 전역 5개 주의 매장을 돌며 최소 70차례 이상 범행을 반복했다. 피해 금액은 약 3만4000달러(약 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난당한 제품에는 스타워즈(Star Wars)와 마블(Marvel) 시리즈 등 재판매 시장에서 가치가 높은 고가 세트가 주로 포함됐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용의자의 아파트는 브랜드별로 정교하게 분류된 레고 부품 가방과 피규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는 그가 단순히 개인 소장 목적이 아닌 체계적인 재판매를 노린 '장물 거래'를 해왔음을 시사한다.

경찰은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해 신원을 특정한 뒤, 추가 범행을 위해 타겟 매장을 다시 방문하던 현장에서 그를 체포했다. 현재 오거스틴은 중절도 혐의로 오렌지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다.

어바인 경찰국은 공식 SNS를 통해 "레고를 링귀니 파스타로 바꾸는 마스터 플랜을 세웠다면, 당신의 계획은 '알 덴테(Al dente)'로 익어버릴 것(들통날 것)이라고 약속한다"는 경고와 함께 유사 범죄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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