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지역상생구역 지정
임태료 상한·업종 제한 등 적용
하지만 활기의 이면에는 불안이 깔려 있다. 사람이 몰리는 만큼 임대료도 오르고 있어서다. 행리단길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원래 임대료가 워낙 낮았던 곳이라 한때 2배 가까이 뛴 곳도 있었다"며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고객층 특성상 6개월 만에 빠지는 가게도 있다"고 했다. 다만 "상생구역 효과는 기존 세입자보다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게 주로 도움이 될 것"이고 덧붙였다.
수원시는 이런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1월 행리단길 일원(팔달구 화서문로 중심 장안동·신풍동 2만9520㎡)을 전국 최초로 '지역상생구역'으로 지정했다. 상권이 쇠퇴한 뒤가 아니라 한창 뜨고 있는 시점에 제도적 관리에 나선 것이다.
지역상생구역 안에서는 임대료 증액 상한이 연 5%로 제한되고 업종 제한도 적용된다. 대신 참여 임대인에게는 재산세를 50% 깎아준다. 시는 이를 위한 감면 조례도 이미 마련했다.
수원시가 상생구역 지정에 나선 데는 배경이 있다. 수원시가 외부 연구용역을 통해 조사한 결과 행리단길의 임대료 연 상승률은 2021년 16%, 2022년 9%, 2023년 20%로 3년 평균 약 15%에 달했다. 상생구역 지정 요건인 2년 연속 5% 초과 상승을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행리단길과 비슷한 경로를 먼저 걸은 서울 경리단길은 이국적 카페와 맛집으로 '핫플레이스'의 대명사였지만 임대료 급등 뒤 상인들이 떠나면서 지금은 빈 가게가 늘어나는 상권 쇠락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수원시가 상생구역이라는 제도를 꺼내 든 이유다.
다만 상생구역의 실질적 지원 수단을 넓히기 위한 법 개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언주(용인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4년 11월 상생구역 내 온누리상품권 사용 등을 담은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소관 상임위에 배정된 채 1년 넘게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이 통과되면 상생구역 소상공인도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할 수 있어 매출 기반을 넓힐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적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시는 법 통과 전이라도 상생구역 일부를 골목형상점가로 지정해 온누리상품권이 유통되도록 하는 작업을 5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상권이 활성화된 뒤에 대응하면 늦다"며 "임대인과 임차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행리단길이 젠트리피케이션 예방의 전국적 모범 사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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