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Wish)은 어떻게 사랑의 서사가 되나…NCT 위시, 케이스포돔 입성기(종합)

기사등록 2026/04/19 20:54:46

"NCT 위시, '유명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단독 콘서트 앙코르 공연 현장

20일 정규 1집 '오드 투 러브' 발매

[서울=뉴시스] NCT 위시.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타이틀곡 데모를 처음 들었을 때 익숙한 음이라 쉽게 따라 해 주실 것 같았어요. 곡을 들으니까 너무 좋아 'NCT 위시 유명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재희)

SM엔터테인먼트 보이그룹들의 청량 변증법 서사의 결정판인 그룹 '엔시티 위시(NCT WISH)'가 첫 단독 콘서트 앙코르 공연과 첫 정규 앨범 발매를 기점으로 확연한 계단식 성장을 증명하고 있다.

NCT 위시는 19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열린 '엔시티 위시 퍼스트 콘서트 투어 인투 더 위시 : 아워 위시 앙코르 인 서울' 기자간담회에서 데뷔 약 2년 만에 'K-팝 콘서트 업계 성지인' 대형 공연장에 입성한 소감과 정규 1집 '오드 투 러브(Ode to Love)'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앨범의 핵심은 동명의 타이틀곡 '오드 투 러브'다. 아일랜드 록 밴드 크랜베리스(The Cranberries)의 명곡 '오드 투 마이 패밀리(Ode To My Family)'를 샘플링한 뉴 UK 개러지(New UK Garage)를 기반 삼은 댄스 팝이다. 재희가 곡의 대중성을 확신한 데 이어, 료 역시 "원곡을 몰랐음에도 처음 듣자마자 바로 귀에 꽂히는 멜로디였다"고 부연하며 흥행을 기대했다.

초창기 샤이니를 연상케하는 스키니한 맵시 있는 청량함, 초창기 NCT 드림의 밝고 생동감 넘치는 에너제틱한 역동성에 한국말이 다소 서투르지만 그래서 더 진심을 꾹꾹 눌러 말하는 무해한 화법의 귀여움을 더해 유일무이한 팀이 됐다. 서로를 귀여워하는 멤버들 간 유대 관계도 빼놓을 수 없는 이 팀의 매력이다.

이날 공연은 NCT 위시가 지난해 10월부터 글로벌 19개 지역을 순회한 투어의 33회차 무대다. 멤버들은 긴 투어를 거치며 체득한 여유와 성장을 강조했다. 리쿠는 "작년 투어 때는 긴장도 많이 하고 무대에서 팬들과 소통할 여유가 없었지만, 지금은 시즈니(팬덤명)와 눈을 마주치며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온 또한 "수많은 무대와 스케줄을 함께 소화하며 멤버들 간의 팀워크가 전보다 더 돈독해진 점이 가장 크게 성장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NCT 위시 첫 단독 콘서트 서울 앙코르 공연.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데뷔 후 꾸준히 쌓아온 '청량' 서사에 '네오(Neo)' 감성을 한 스푼 더한 이들의 목표는 명확하다. 타이틀곡 후렴구 안무 제작에 직접 아이디어를 낸 시온은 "중독성 강한 '뚜루루' 멜로디를 많은 분들이 흥얼거려서 저희 노래가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케이스포돔 전 회차 시야제한석까지 매진시키며 3만3000 명의 관객을 동원한 NCT 위시의 다음 시선은 해외 대형 돔을 향해 있다. 사쿠야는 "최근 일본에서 아레나 투어를 처음 마쳤는데, 다음 목표는 일본에서 돔 공연을 해보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공연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했다. 누군가를 향한 간절한 '소망(Wish)'이 궤적을 그리며 뻗어나갈 때, 그것은 마침내 '사랑(Love)'이라는 정확한 종착지에 닿기 때문이다.

신전을 테마로 한 거대한 세트, 가로 68m·세로 12m의 압도적인 대형 LED, 돌출 무대의 초록별 형상 리프트 등 프로덕션의 물리적 규모는 NCT 위시의 성장과 비례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관객을 압도한 것은 무대의 크기가 아니라, 그 공간을 채우는 멤버들의 밀도 높은 텍스트였다.

SM이 구축해 온 보이그룹의 '청량 변증법'은 이곳 케이스포돔에서 완전히 새로운 장(章)을 열었다. 앞선 인스파이어 아레나 공연에서 이들이 선배 그룹들의 장점을 흡수한 '합명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번 앙코르 공연은 그 가능성이 어떻게 자신들만의 고유한 미학으로 완성됐는가를 선언하는 자리였다.
[서울=뉴시스] NCT 위시 첫 단독 콘서트 서울 앙코르 공연.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총 5개의 챕터(챕터 0~4)로 촘촘하게 직조된 공연 전개는 한 편의 성장 소설을 읽는 듯한 감각을 선사했다. 데뷔 세계관을 반영한 오프닝 퍼포먼스에 이어 등장한 '스테디(Steady)'와 '베이비 블루(Baby Blue)' 무대는 압권이었다. 특히 돌출 상부를 가득 채운 100마리의 나비 키네틱 라이트 아래서 춤추는 멤버들의 모습은, 불안정해서 더 아름다운 청춘의 한순간을 정확하게 포착해 냈다.

무대의 기술적 성취를 감정의 교류로 치환하는 방식도 탁월했다. 아웃트로 댄스 브레이크가 추가된 '디자인(Design)'으로 퍼포먼스의 극한을 보여준 직후, 이들은 6개의 이동차에 올라타 2층 객석으로 향했다. '위 고!(We Go!)'를 부르며 관객과 물리적 거리를 소거하는 순간, 무대 위에는 오직 팬덤 '시즈니'와 멤버들 간의 단단한 유대만이 남았다.

무엇보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20일 발매를 앞둔 정규 1집 '오드 투 러브(Ode to Love)'의 세계가 최초로 당도한 순간이었다. 신규 챕터로 추가된 '뉴 위시(NEW WISH)' 구간에서 신곡 '스티키(Sticky)'를 선공개하며 서사의 확장을 알린 이들은, 공연 후반부 '넥스트 챕터(NEXT CHAPTER)'에 이르러 진가를 발휘했다.

'안테로스(Anteros·사랑에 대한 보답)'의 신전을 배경으로 나비 날개를 단 유우시가 등장하며 시작된 타이틀곡 '오드 투 러브' 무대는 NCT 위시가 도달한 새로운 미학적 정점이었다. 이어 VCR에 등장했던 종이배를 직접 타고 공중에 매달려 '위츄(WICHU)'를 부르는 연출은, 덧없는 낭만으로 여겨지던 작은 종이배가 타자의 지지라는 동력을 얻어 마침내 단단한 방주가 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NCT라는 거대한 브랜드의 마지막 팀으로 출발해 '네오 청량'의 진수를 보여준 소년들은, 이제 '소망'의 시기를 지나 기꺼이 '사랑'을 노래할 준비를 마쳤다. 첫 단독 투어의 마침표가 끝이 아닌, 다음 장을 향한 완벽한 서시(序詩)로 읽히는 이유다. NCT는 오는 21일부터 5월3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열고 팬들과 다른 방식으로 또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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