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속 피워낸 예술…실존 예술가 다룬 뮤지컬 잇따라

기사등록 2026/04/19 11:00:00 최종수정 2026/04/19 11:46:23

'렘피카' 시대 앞서간 여성 화가의 삶과 예술

'베토벤' 청력 상실 두려움과 극복 과정

'헬스키친' 앨리샤 키스의 자전적 서사 다뤄

뮤지컬 '렘피카' 공연 장면. (사진=놀유니버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끝내 자신만의 재능을 꽃피운 실존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잇따라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개막한 뮤지컬 '렘피카'를 비롯해 '베토벤', '헬스키친'까지,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그린 뮤지컬이 차례로 관객을 만난다.

예술과 생존 사이에서 치열하게 버텨내며, 고유한 예술 세계를 구축한 이들의 서사는 오늘날의 관객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렘피카'는 20세기 초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아르데코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꼽힌 타마르 드 렘피카의 삶과 예술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러시아 혁명과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예술가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선택해야 했던 한 여성의 여정을 그린다.

연출을 맡은 레이첼 채브킨은 "렘피카는 굉장히 멋진 인생을 살았던 여자"라며 "신여성이라는 개념이 생길 때 그의 그림도 한 몫을 했다"고 실존 인물인 렘피카의 이야기를 다루게 된 배경을 밝혔다.

작품은 렘피카를 미화하지 않으면서, 그의 예술 세계는 물론 열정과 욕망까지 거침없이 풀어놓는다. 관객은 '위대한 예술가'를 넘어 '한 사람'으로서의 렘피카를 엿볼 수 있다.

공연 중간중간 무대 위에 드러나는 렘피카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극의 말미 렘피카의 그림들이 무대를 가득 채우는 장면은 작품의 볼거리 중 하나다.

'렘피카'는 6월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공연한다.
뮤지컬 '베토벤' 출연진. (사진=EMK뮤지컬 컴퍼니) *재판매 및 DB 금지

'천재 작곡가' 루드비히 반 베토벤을 다룬 뮤지컬 '베토벤'도 돌아온다. 19세기 청력을 잃어가는 고통 속에도 영혼의 음악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베토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2023년 초연을 올린 작품은 6월 9일부터 8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재연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초연에 붙었던 '베토벤 시크릿(Beethoven Secret)'이란 부제를 지워냈다. 베토벤이 연인에게 보낸 편지를 소재로 한 내용도 손을 봤다. 대신 이번 시즌에는 베토벤의 내면 갈등과 청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극복 과정 등에 초점을 맞춘다.

길 메머트 연출은 이번 공연에 대해 "베토벤 2.0"이라고 소개하며 "우리 작품은 음악 창조에 대한 공연이다. 모든 예술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홍현 총괄 프로듀서는 "베토벤의 내면에 집중해, 그의 고뇌와 열망을 보다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베토벤 역에는 초연에 출연했던 박효신과 새로 합류한 홍광호가 출연한다.
뮤지컬 '헬스키친' 포스터.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7월 개막하는 '헬스키친'은 'R&B 여왕' 앨리샤 키스의 삶과 음악을 다룬다.

작품은 그래미 어워즈 통산 17회 수상에 빛나는 키스의 자전적 서사를 바탕으로 한다. 그가 자란 미국 뉴욕 헬스키친을 배경으로, 성장기 소녀가 음악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전한다.

키스는 약 13년에 걸쳐 작품 기획부터 캐스팅 등 제작 과정 전반에 참여했다. 202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작품은 그해 토니어워즈 13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따냈다.

'헬스키친'에서는 키스의 데뷔곡 '폴린(Fallin)'을 비롯해 '이프 아이 에인트 갓 유(If I Ain’t Got You)',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Empire State of Mind)' 등 대표곡들은 물론 뮤지컬을 위해 쓰인 신곡도 만나볼 수 있다.

'헬스키친'은  7월 24일부터 11월 8일까지 GS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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