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지역경제 어쩌나" 노사갈등 고조 속 '숨은 피해자' 우려 [삼성전자 파업 리스크②]

기사등록 2026/04/16 14:30:00 최종수정 2026/04/16 15:58:26

총파업 현실화시 협력사·지역경제 여파 가능성

비정규직·파견 인력 감원 압박 높아질 수도

1차 협력사 1061개사, 2·3차 협력사 693개사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지난 2023년 3월 공사가 진행중인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 2023.03.30. jtk@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성과급 산정 기준을 놓고 삼성전자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하고 노조는 대규모 총파업까지 예고하면서, 그 여파가 삼성전자 협력사와 지역경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삼성전자 내부의 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지만 그 이면에는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 개선 정체 및 지역 상권 불황 등으로 이어져 '숨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가 임단협 합의를 하지 못해 내달 노조의 대규모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협력사와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선 경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파업이 하청·협력사 직원들의 고용 불안으로 이어져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파업으로 삼성전자 공장의 생산이 멈추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은 납품 물량이 끊기는 협력사와 협력사 내 비정규직, 파견, 용역 노동자들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1차 협력사는 1061개사, 2·3차 협력사는 693개사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하루라도 가동을 멈추면 원청보다 경영 기반이 취약한 1·2·3차 협력사가 훨씬 더 큰 타격을 받는 구조다.

중소 협력사들은 불가피하게 비정규직 및 파견 인력에 대한 감원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생산라인 1개당 협력사 포함 약 3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되면 고용 기반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은 57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에 이어 2분기 연속 기록을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68.06% 증가(전년 동기 79조1000억원), 영업이익 755.01% 증가(전년 동기 6조7000억원)다. 2026.04.07. ks@newsis.com

지역경제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증설 작업에는 하루 2만명 안팎의 인력이 투입되는데 공장 가동과 투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 물류·식당·숙박 등 주변 자영업까지 연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한 투자 속도 조절을 이유로 평택 P5 생산라인 공사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현장에서 일하던 일용직 건설 노동자와 협력사 직원 수천 명이 한꺼번에 철수하며 평택 고덕신도시 일대가 일시적 불황에 시달렸다.

식당, 카페 손님의 80~90%가 삼성전자 현장 인력이었기 때문에 폐업을 한 업체들이 속출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총파업 시 생산 차질은 물론이고, 삼성전자 중심으로 꾸려진 산업 생태계 자체에 큰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며 "파업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도 "파업은 국가 공급망 전체에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며 "지역의 유동 인구 급감 및 자영업자 매출 하락으로도 이어진다"고 전했다.

노조의 파업은 회사의 자체 기술력과 국가 경쟁력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를 양산 출하에 성공하며 전환점을 맞이한 상태다.

수조원의 적자를 내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빅테크 고객을 잇달아 수주하며 올 4분기 흑자전환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51.4% 급증하는 등 국가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반도체 모멘텀이 형성된 시점에서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생기면 기술 경쟁에서 다시 밀릴 수 있다"며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오는 23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이어지는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 규모가 5조~1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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