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벨과 달리 매우 날카롭고 긴 고주파음" 항의
"주변 승객에게 큰 결례를 범한 듯 한 죄책감" 호소
市 "소프트웨어 수정만으로는 음원 변경이 불가능"
21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양모씨는 민원 글에서 "현재 서울시 저상버스에 설치된 휠체어 전용 하차벨은 일반 벨과 달리 매우 날카롭고 긴 고주파음(비명 소리에 가까운)을 송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일반 승객이 실수로 벨을 눌렀을 때 기사와 주변 승객에게 큰 결례를 범한 듯 한 죄책감을 느껴 즉시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양씨는 또 "정작 이 벨을 사용해야 할 장애우들은 본인의 하차 신호가 주변에 소음 피해를 준다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며 이는 교통 약자의 당당한 이동권을 저해하는 '심리적 문턱'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현행 벨소리는 '알림'이 아닌 '경고'에 가까운 불쾌감을 줘 버스 내부의 정서적 환경을 악화시킨다"며 "교통 약자를 위한 저상버스 도입 취지는 '편리함'과 '포용'에 있으나 실제 운영되는 소프트웨어(벨소리)는 오히려 이들을 '눈치 보이게' 만드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씨는 음원 교체를 요구했다. 그는 "기존의 날카로운 전자음을 백화점 라운지나 호텔의 초인종과 같은 청아하고 짧은 '멜로디형 알림음'으로 교체해 달라"며 "휠체어 벨이 울릴 때 승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분이 내리시는구나'라고 기분 좋게 인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시 교통실 교통기획관 버스정책과는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시는 "검토 결과 취지에는 공감하나 아래와 같은 사유로 인하여 현 시점에서는 수용이 어려움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시는 "유관 기관(제조사, 시내버스조합 등) 확인 결과 현재 운영 중인 하차벨 시스템은 소프트웨어 수정만으로는 음원 변경이 불가능한 구조"라며 "안내음을 바꾸기 위해서는 시내 전 노선의 하차벨 장치를 물리적으로 재설치해야 하며 서울시 저상버스 운행 대수를 고려할 때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하차벨 안내음에 관한 규정 자체가 없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현재 하차벨 안내음은 관련 법령에 명확한 음향 규격이나 표준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제조사의 자율적 재량에 따라 설치·운영되고 있다"며 "시내버스 하차벨은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시설물로서 특정 음원으로의 변경은 버스 기사 및 승객에게 혼선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또 "귀하의 제안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교통 약자, 시내버스 회사, 운수 종사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객관적 기준을 정립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상위 법령 등의 법적 근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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