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마친 러 외무 "이란 농축우라늄 비축분 해결 용의"

기사등록 2026/04/15 17:21:45 최종수정 2026/04/15 19:02:23

"쿠바에 원유 공급 계속"…美에는 대화 촉구

푸틴, 방중도 조율한 듯…상반기 방문 예상

[베이징=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기 위해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걸어가고 있다. 2026.04.15.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5일 러시아가 이란의 농축 우라늄 문제 해결에 기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다음 '타깃'으로 지목한 쿠바에 대해 대화로 문제를 풀 것을 촉구했다.

◆"이란 농축 우라늄 재고 처리 등서 역할"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중국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2015년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란 핵합의) 체결 때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농축 우라늄 문제 해결을 위해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연료급의 고농축 우라늄을 처리하거나 일정량을 보관하는 방안 등 이란의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란이 수용할 수 있는 어떤 방식이든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해결과 보장 합의 도출로 이어진 과정에 참여해 왔다고 상기했다.

이어 "2019년 미국이 이 합의를 파기한 것은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원해왔던 일로, 현대 세계사의 슬픈 단면"이라며 "매우 중요한 다자간 외교 합의의 폐허 위에서 그와 유사한 틀을 재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美, 이란 석유 통제권 확보 노림수"

그는 파키스탄의 중재로 진행 중인 미국-이란 회담은 계속돼야 한다며 "러시아와 중국은 국제법에 부합하는 현실적이고 공정한 목표를 지지하며, 다양한 형식을 통해 이런 대화를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역설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최근 몇 주간 아랍 국가 정상들과 대화한 결과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이 없었다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았을 것이란 점에 동의했다면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취한 것과 같이 이란 석유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 한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동시에 "러시아는 위기에 처한 중국과 다른 여러 국가에 에너지 자원을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2026.04.15.

◆"美, 쿠바와 대화로 해결책 찾아야"

이와 함께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을 향해 쿠바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선호하지 않는 특정 국가가 있더라도 그 정부와 대화를 시작할 것을 권한다"며 "공손함과 예의는 그 반대의 태도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피력했다.

특히 미국이 국가 정상(니콜라스 마두로)을 축출한 베네수엘라의 경우에도 미국과 대화를 거부한 적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합의에 도달한 후 스스로 약속을 저버렸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쿠바와의 합의도 상호 존중과 이익에 기반해 이뤄졌고, 쿠바는 이를 수용했다"고 짚었다.

◆"러시아, 쿠바에 석유 공급 계속할 것"

아울러 "러시아는 쿠바에 대한 석유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정치·경제·인도적 차원에서 쿠바를 지원하고 있고 중국 역시 이러한 지원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이미 몇 달간 사용할 수 있는 10만t 규모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쿠바에 보냈고, 향후에도 이런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쿠바를 고립시키고 경제를 압박해 체제 변화를 시도해 왔다"며 "미국은 직접적인 식민지 전쟁과 자유 국가에 대한 억압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크라 평화협상 계속 준비…러, 알래스카 합의 준수"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회담에 대해서도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는 지난해 8월 15일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프랑스·독일·영국에 의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헝가리 새 총리에 "대화 열려 있어"

그는 친(親)푸틴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상대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페테르 머저르 당선인에 대해 "대화에 열려 있다"면서 "이러한 대화는 상대국이 자국의 국익을 대변할 때 가장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4일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6.04.15

◆"중러 관계,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아"

라브로프 장관은 14일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부장,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어떤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트럼프 5월 방중…푸틴도 中방문 예정

라브로프 장관은 중국 방문 중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중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크렘린궁은 이날 '5월 방중설'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준비 중"이라면서 "정확한 날짜는 때가 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올해 상반기 중 방문할 것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4~15일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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