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김세은 인턴기자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어 화석으로 알려졌던 3억 년 전 화석이 사실은 문어가 아닌 앵무조개 계열 연체동물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발견으로 문어의 기원을 2억 년 이상 앞당겼던 기존 학설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10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진은 미국 일리노이주 메이존 크리크에서 발견된 화석 ‘폴세피아 마조넨시스'를 재분석한 결과, 해당 화석이 문어가 아니라 고대 앵무조개류 '팔레오카드무스 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화석은 2000년 처음 연구 당시 약 3억 년 전 퇴적층에서 발견된 점과 함께 여덟 개의 팔, 두 개의 눈, 먹물주머니로 보이는 구조 등을 근거로 '현생 문어와 가장 유사한 가장 오래된 문어'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후 학계에서는 약 9000만 년 전 화석이 그 다음으로 오래된 문어로 확인되면서, 시기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에서 꾸준히 의문이 제기돼 왔다.
연구진은 이번 재분석에서 싱크로트론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해 화석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조사했다. 그 결과 연체동물의 섭식 기관인 치설을 확인했으며, 한 줄당 최소 11개의 이빨이 배열된 구조를 발견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7개 또는 9개의 이빨을 가진 문어류와는 뚜렷하게 다른 특징이다. 오히려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앵무조개류 화석의 치설 배열과 더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기존에 먹물주머니로 추정됐던 구조에서도 문어 먹물의 주요 성분인 멜라노좀이 거의 검출되지 않아, 해당 구조를 먹물주머니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화석이 문어가 아니라 부패 과정에서 외형이 변형된 앵무조개류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연구를 이끈 토머스 클레먼츠 박사는 "3억 년 동안 암석 속에 묻혀 있던 작은 이빨이 문어 진화 시기에 대한 통설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에 게재됐으며, 기네스 세계기록 또한 기존 '최고령 문어 화석' 기록을 철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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