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원저 전 주석 금품 수수 발언으로 해당(害黨) 행위 지적
中 당국은 “대만은 외국 아니다”, 국적 포기 신청 접수 거부
검찰, 이중 국적 숨기고 의원 급여 수령 등 혐의로 수사 방침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대만 사상 첫 중국 국적 입법원 의원으로 취임해 화제가 됐던 민중당(TPP) 리전슈(李貞秀) 의원이 자신이 속한 정당의 비례대표에서 제명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만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민중당은 13일 리 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리 위원은 최근 한 라이브 방송에서 커원저 전 민중당 주석이 가오훙안 신주시 시장에게 700만 대만달러(약 3억 2000만원)를 제공했다고 발언했다. 가오 시장이 해당 주장을 부인하자 리 의원은 공개 사과했다.
민중당은 해당 발언이 당의 명예를 훼손하고 내부 화합을 해쳤다며 제명 이유를 설명했다.
커 전 주석은 2024년 12월 타이베이 시장 시절 있었던 징화청 쇼핑센터 용적률 상향 관련 뇌물 수수, 정치헌금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7일 타이베이 지방법원에서 17년 징역형과 공직 출마 등 공민권 박탈 6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에 대해 민중당은 물론 국민당도 “사법부가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리 전 의원의 발언은 당으로서는 매우 민감한 시기에 나와 제명이라는 엄중한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풀이된다.
리 전 의원은 중국 후난성 헝양 출신으로 대륙에서 출생해 어려서 대만으로 왔으며 대만인 남편을 두고 있다.
민중당은 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 임기를 2년으로 정해 지난해 리 의원 등 6명을 새로 지명해 리 의원은 지난달 3일 비례대표로 의원 선서를 했다.
그는 자신이 중국 국적도 가졌다며 이중 국적 논란이 일자 의원 선서에서 자신은 대만을 사랑하고 동질감을 느끼며 오직 중화민국(대만)에만 충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해협 양안 간에 갈등이 발생하면 오직 중화민국에만 충성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홍콩으로 비행기를 타고 간 후 고속철도를 이용해 헝양으로 가서 국적 포기를 신청했으나 지역 공안에서 접수를 거부당했다.
리 전 의원은 중국 당국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은 외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적 포기 신청 접수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집권 민진당과 정부 일부에서는 이중 국적자의 공직 수행은 불가하다며 그의 의원 자격을 부정해 왔다.
행정원장(총리), 내정부장(내무장관) 등 국무위원들은 그의 입법원 질의에 답변을 거부하기도했다.
중국과 대만 양안 관계에서 미묘한 위치를 차지했던 리 전 의원은 이중 국적 논란에 따른 의원 자격과는 전혀 별개의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자유시보는 15일 리 전 의원이 이중 국적을 숨기고 의원에 취임해 70여일간 의원 급여를 부정하게 수령했다며 위조, 사기, 횡령 등 혐의로 타이베이 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반부패 전담반 수석검사에게 수사를 맡겨 수사하도록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