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
총파업시 피해액 5조~10조원 추정
삼성전자, '블랙리스트 논란' 수사의뢰
삼성전자 노조는 당초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지만, 1분기 역대급 실적이 발표되자 요구 조건을 상향했다.
성과급을 둘러싼 이견으로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의 피해액이 1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 노조 미가입자 명단이 단체 메신저에 공유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블랙리스트' 논란까지 불거졌다.
삼성전자는 '블랙리스트' 작성 행위는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연간 R&D 비용보다 많아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최근 사측에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라고 요구해 왔는데 1분기 역대급 실적이 발표되자 요구 조건을 상향했다.
사측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경우 영업이익 10% 기준 상한 폐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의 50%를 초과하는 부분은 자사주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97조5478억원이다.
노조의 요구대로면 약 44조6321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연구개발(R&D) 투자 비용(37조7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또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9조원)과 플랙트그룹(2조3800억원)의 인수 총액보다도 높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주주는 약 461만명에 달한다.
주주들은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성과급 규모가 지난해 삼성전자가 특별배당을 포함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11조1000억원)의 4배 규모라며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의 절반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우려도 나온다.
노조 역시 오는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할 경우 최소 5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면 10조원 피해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며 "웨이퍼 폐기 등 유형적 자산 손실은 물론 대외 신인도 하락 등 무형의 재산 피해까지 포함하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조 미가입자 '블랙리스트 논란'…삼성, 수사 의뢰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지급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노조 미가입자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불거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사내 공지사항을 통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십명 이상의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가입 여부 등이 기재된 명단 자료가 전달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일부 직원들이 노조 가입 사이트의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악용해 특정 임직원이 노조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부서명과 성명, 사번 등이 표기된 노조 미가입자 명단을 유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노조 가입 여부를 수집하고, 명단화 하는 행위는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지난 9일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조가 총파업 계획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파업 불참자에게는 불이익을 주겠다는 발언을 한 만큼, 이번 블랙리스트 작성에 노조가 관여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강제 전배나 해고 등 조합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 있을시 그 분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3일 경기 평택에서 진행할 결의대회를 앞두고 지난 2일 화성사업장(1만장)에 이어 전날 기흥사업장(8000장)에서 투쟁 조끼를 배포했다. 16일에는 천안·온양 사업장에서 투쟁 조끼를 배포할 예정이다.
노조는 23일 평택 결의대회 진행 후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내 3개 노조 중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초기업 노조는 오는 1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반 노조 달성'을 공식 공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직원수는 12만8881명이다. 초기업노조가 밝힌 조합원 수는 약 7만4550명으로 전체의 57.8%를 차지한다.
노조 관계자는 "삼성전자 역사상 최초로 과반 노조를 달성했다"며 "이날 회견에서는 과반 노조로서 향후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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