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기념 주사, 오재원도 고객"…프로포폴로 41억 번 의사 실형(종합)

기사등록 2026/04/15 08:58:19

대법원, 징역 4년에 벌금 500만원…41억 전액 추징

"심각한 중독자에게 출소 기념 명목으로 무료 투약"

람보르기니남도 고객…A씨 병원 투약자 4명은 사망

[서울=뉴시스] 미용 시술을 빙자해 약 4년 동안 100여명에게 41억여원에 달하는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수면 목적으로 투약하다 적발된 의사에게 징역형의 실형이 확정됐다. 투약자 중엔 전직 프로야구 선수와 이른바 '람보르기니 주차 시비' 사건 운전자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용 먀약류 압수물. (사진=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제공) 2026.04.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미용 시술을 빙자해 약 4년 동안 100여명에게 41억여원에 달하는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수면 목적으로 투약하다 적발된 의사에게 징역형의 실형이 확정됐다. 투약자 중엔 전직 프로야구 선수와 이른바 '람보르기니 주차 시비' 사건 운전자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의사 A(65)씨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의료법 위반 등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41억4051만원 상당의 추징과 40시간의 약물치료 재활프로그램 이수 명령이 함께 확정됐다.

A씨는 2021년 1월~2024년 7월 사이 프로포폴 중독자 등 105명에게 미용 시술을 빙자한 수면·환각 목적으로 회당 20~30만원을 받으며 프로포폴·레미마졸람·미다졸람·케타민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총 3703회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받은 금액은 총 41억4051만원에 달했다.

이처럼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했음에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아 보고 의무를 어기거나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꾸몄다는 혐의도 적용됐다.

A씨 자신도 2023년 1월~11월 사이 수면 목적으로 프로포폴·레미마졸람·미다졸람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16회에 걸쳐 업무 외 목적으로 투약하는 한편 이를 식약처에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입건됐던 투약자 100명 중 83명은 20~30대로, 그 중에는 1일 최대 28회에 걸쳐 연속으로 마약류를 투약받거나 1일 최대 1000만원을 결제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 이상 사용한 투약자도 12명이었다. 1명은 9개월간 74차례 내원해 2억2400만원, 다른 1명은 14개월 간 142차례 들러 1억9200만원을 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자유·평등·정의가 적혀 있다. 2026.04.15. myjs@newsis.com
마약류 투약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씨, 마약을 투약한 채 주차 시비가 붙자 상대를 흉기로 위협해 실형을 받은 '람보르기니남' 홍모씨도 A씨 병원의 고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병원은 지난해 1월 중순 폐업했다. 투약자 중 4명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11월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된 뒤 기소됐다. 경찰은 지난해 2월 A씨와 의원 관계자, 투약자 등 115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1심은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 폐해와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거나 알고 있어야 할 의료인이 약물 투약을 주된 수입원으로 삼고 수많은 중독자들을 양산하는 역할을 해 비난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에서 업무용 휴대전화를 일반 환자용과 수면 목적 환자용으로 구분하는 등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을 위한 운영이 체계적, 적극적으로 이뤄졌다"며 "심각한 중독 상태에 있던 환자들에게 '출소 기념' 등 명목으로 무료 투약을 해 주기도 했고 일부는 1일 투약이 15~20회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수면 마취와 미용 시술이 병행됐다면서 41억여원 전액을 범행으로 인한 수익으로 볼 수 없다고 다퉜지만, 1·2심과 대법원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당초 A씨를 상대로 향정신성의약품을 '매매'했다는 혐의도 적용했으나, 1·2심은 A씨와 내원자들의 인식을 고려하면 범행은 '투약'으로 봐야 맞는다며 '매매'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상고했으나 대법원도 1·2심 판단에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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