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뷰 내세웠지만 특공 청약 '0건'…지방 미분양 공포

기사등록 2026/04/14 11:19:52 최종수정 2026/04/14 14:12:25

고분양가에 수요 끊겨 미달 속출…비수도권 미분양 집중

건설사 연체·폐업 증가…"지방 세제 혜택·대출 완화 필요"

[서울=뉴시스] '르네오션 고성 퍼스트뷰' 투시도.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강원도에서 특별공급 청약 접수가 단 한 건도 없는 단지가 등장하는 등 지방 분양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고분양가와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악성 미분양'이 누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금 부담이 커진 중소 건설사들의 연쇄 도산 우려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원 고성군 '르네오션 고성 퍼스트뷰'는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 116가구 모집에서 단 한 건의 청약도 접수되지 않았다.

르네오션 고성 퍼스트뷰는 청간해변 반경 50m 입지를 내세운 '오션뷰 특화' 단지로 주목받았지만, 높은 분양가가 수요를 가로막은 것으로 보인다.

단지의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4억8300만원으로, 올해 1월 분양된 인근 '아야진 라메르 데시앙'(약 3억5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비싸다.

이날 특공 결과를 발표한 충남 천안 '업성 푸르지오 레이크시티'도 0.09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지방 분양시장의 저조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지방 분양시장 침체는 준공 후 미분양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3만1307가구이며, 이 중 86.3%(2만7015가구)가 비수도권에 집중됐다.

대내외 변수로 공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미분양 누적은 지방 중소 건설사의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3곳의 중소 건설업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0.74%로, 2년 전(0.38%)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현금 흐름이 악화된 건설사들의 줄도산도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건설사 폐업 신고는 1088건으로 집계되며 2014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지방 건설업계 위기가 깊어지면서 수요가 서울과 수도권 핵심 입지로 쏠리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5000가구를 추가 매입하고, 매입 대상을 준공 예정 단지까지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근본적인 수요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지방 주택 시장은 인구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근원적인 수요 자체가 유발되지 않아 자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정부의 미분양 매입 대책은 최소한의 지원책일 뿐, 실질적인 수요 창출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은 선별 과정을 거쳐야 해서 청약자 0명 수준의 진짜 악성 미분양 단지들은 매입 대상에 포함되기 어려워 실적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수도권 수요가 지방 주택 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지방 미분양 물량에 한해서는 세금 감면이나 대출 규제 완화 등 특별한 우대책을 마련해 '세컨드 홈' 수요를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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