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출범 이래 위헌·헌법불합치 개정 현황
지난 3월 개정된 국민투표법, 시한 10여년 초과해
헌재는 지난 1988년 출범 이래 지난달 31일까지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했던 총 619개 법령(909개 조항)에 대한 개정 현황을 조사해 이같이 밝혔다.
헌재는 위헌법률심판(사건부호 '헌가'), 헌법소원심판(헌마·헌바) 등 사건의 쟁점이 된 법령을 심사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결정을 선고할 수 있다.
단순 위헌 결정을 받은 법령은 효력을 즉시 상실하는 게 원칙이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원칙적으로 혼란을 막는 취지에서 후속 입법 시한을 주문에 명시해 선고하며, 시한까지 개정되지 않은 법령은 효력을 잃는다.
법령 593개(95.8%)의 개정이 마무리됐으나 26개(4.2%)는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다. 조항 수로는 각각 873개(96.0%), 36개(4.0%)에 해당한다.
미개정 법령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한 형법상 낙태죄, 일몰 후 옥외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이다. 위헌 법령이 16건이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던 법령은 10건이다.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한 법령 285개 중 234개(82.1%)는 결정문 주문에 개정 시한을 명시했는데, 평균 약 1년 5개월을 부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한이 정해진 법령 중 후속 입법이 끝난 사례는 219개(93.5%)였고, 15개(6.4%)는 개정 전이다.
시한을 지킨 사례는 절반 수준인 124개(56.6%)로 줄어든다. 후속 입법에 평균 약 1년 6개월이 소요됐다. 가까스로 시한을 맞췄던 수준으로 풀이된다.
헌재는 "전체 평균 개정 시한인 1년 5개월보다 대략 10개월의 입법 공백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3월 6일 공포된 개정 국민투표법은 헌법불합치 결정과 개정 시한이 지나 효력이 상실된 지 10여년 만에 후속 입법이 끝난 사례다. 2014년 7월 결정이 선고됐고, 개정 시한은 이듬해 12월 말이었다.
국민투표 공고일 기준 주민등록이 돼 있거나 재외국민으로서 국내 거소 신고가 돼 있는 투표권자만 투표인 명부에 올리도록 한 조항에 대해 '재외국민 투표권 행사 제한'을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또 ▲패륜 상속인의 유류분 청구를 제한하는 개정 민법(2024년 헌법불합치) ▲대통령 관저 및 국회의장 공관 등 인근에서의 집회·시위를 전면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22년 헌법불합치) ▲국가배상 소멸시효 관련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2018년 위헌) 등도 올해 2~3월에야 개정됐다.
2002년 9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약사법의 법인약국 설립 제한 부분 조항은 23년 6개월이 넘도록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미개정 헌법불합치 법령 중 후속 입법이 가장 늦어지고 있는 사례다.
헌재는 홈페이지 '미개정 법령현황' 게시판에 후속 입법이 필요한 법령을 상시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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