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회의…의장에 '온건 중도' 강동원 판사 선출
사법개혁 3법 공포 후 첫 입장…"신뢰 회복 필요해"
'법 왜곡죄' 등 대응책 분과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법원행정처도 현안 설명…직무소송 지원센터 검토
전국법관대표회의는 13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올해 1차 정기회의를 열어 사법개혁 3법과 관련해 이같은 입장을 표명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법관대표회의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선출된 대표 판사들이 사법행정 및 법관 독립에 관한 의견이나 요구사항을 모아 의견을 표명하거나 건의하는 기구다.
매년 2월 정기 인사마다 각급 법원에서 선출한 법관 대표들로 구성되며, 올해 총원은 130명이다. 이번 입장 표명 안건은 지난 10일 제안됐으며 법관 대표 1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식 의안으로 상정됐다.
법관대표회의가 사법개혁 3법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관 대표들은 매년 1월 말~2월 초 이뤄지는 정기 인사철에 교체되는데, 사법개혁 3법은 그 직후인 올해 2월 말~3월 초 사이에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의결된 뒤 공포됐던 바 있다.
◆"사법개혁 3법에 유감…법 왜곡죄 종합대책 촉구"
법관 대표들은 "최근 개정된 3개 법률과 관련해 사법부 신뢰 회복의 필요성에 대해 통감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개정법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혼란에 대해 의견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법제도의 근본적인 개편을 초래할 수 있는 법률이 보다 폭넓고 충분한 논의 없이 개정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법 왜곡죄와 관련, "형사 재판 담당 법관들에 대한 부당한 고소 및 고발로 인한 재판의 위축 등을 방지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촉구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법관 대표들은 분과위원회를 꾸려 법 왜곡죄 등 3법의 문제점과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보내 '사법개혁 3법'의 공포와 관련해 "이런 결과가 이르게 된 데 대법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법관 여러분께 불안과 걱정이 가중되지 않도록 여러모로 검토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 등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사법개혁 3법 관련 후속 조치 사항을 설명했다.
특히 법 왜곡죄 대응과 관해서 법원행정처에 '직무소송 지원센터'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를 통해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무관을 충원해 법관 고소·고발 현황을 취합하는 한편, 피고소·고발 법관에 500만원 이하 범위에서 지원하고 있는 변호인 선임 비용 인상을 추진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신임 법관대표회의 의장에 '온건' 강동원 부장판사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 대표들을 이끌 집행부도 선출했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 의장이 선출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운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법관대표회의 의장에는 강동원(56·사법연수원 31기) 부장판사가 선출됐다. 법관 대표 118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79표(66.9%)를 얻었다.
강 부장판사는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지난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변호사로 일하다 2009년 2월 법관에 임용됐다.
지난해 2월부터 서울가정법원에 배치됐다. 현재 가사·비송합의 전담 재판부인 가사5부를 이끌고 있다.
재판을 성실히 수행해오며 합리적인 중도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법연구회 등 모임에도 가입한 이력이 없으며 공개적으로 성향을 드러낸 바는 없다.
최근에는 법원 내부망에 사법개혁 3법과 관련해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이 결자해지하는 것이 위기를 해결하는 출발점"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부의장으로는 단독 입후보한 조정민(45·35기) 인천지법·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부장판사가 뽑혔다. 투표에 참여한 117명 중 110명(94.0%)이 찬성했다.
신임 의장단 임기는 내년 2월 정기 인사 때 까지다.
법관대표회의는 회의 종료 후 법관 대표들의 자원으로 분과위원회를 구성한다. 이후 각 분과에서 추천하는 대표 판사 1인으로 운영위원회를 꾸리는 등 집행부 구성을 마무리하면서 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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