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증인 "신앙의 자유 침해"…日 정부 상대 소송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총격 사건을 계기로 마련된 이른바 '종교 2세'(종교를 믿는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자녀) 학대 대응 지침을 둘러싸고 '여호와의 증인' 측이 신앙의 자유 침해라며 국가 상대 소송을 제기했다.
13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종교단체 여호와의 증인과 신자 20명은 해당 지침이 "신앙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며,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지침 무효 확인과 1인당 200만엔의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원고는 미국에 본부를 둔 여호와의 증인 일본 지부와 자녀를 둔 7개 도도부현의 신자 부부들로 파악됐다.
지침의 위헌성을 정면으로 다투는 소송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문제가 된 지침은 후생노동성이 2022년 12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통지한 것이다. 종교적 신앙이 배경에 있더라도 아동학대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을 경우 아동상담소가 일시 보호에 나서도록 한 내용이 담겼다.
지침은 문답 형식으로, 종교 활동 중 채찍질은 신체적 학대,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수혈 거부는 양육 방기에 해당한다고 예시했다.
교단 측은 소장에서 지침이 독립적인 전문가나 일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작성돼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 부모의 종교 활동을 잠재적인 아동학대로 낙인찍고, 지침을 바탕으로 만든 소책자가 각지 초중학교에 배포되면서 신자들이 심각한 차별 피해를 겪고 있다며 법 앞의 평등과 신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정부 측은 통지 발령 과정에서 의견 공모나 전문가 심사를 의무화한 규정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통지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기술적 조언이며, 예시 역시 객관적으로 아동학대 해당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일 뿐 신앙 여부에 따라 달리 취급한 것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 이후 일본 사회에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와 정치권의 유착, 고액 헌금, 이른바 '종교 2세' 피해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총격범 야마가미 데쓰야는 어머니의 과도한 헌금으로 가정이 파탄 났다고 주장하며, 아베 전 총리가 교단 관련 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이유로 그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교단 피해 실태와 종교 2세 문제에 대한 대응을 강화했고, 후생노동성도 2022년 12월 종교적 배경이 있더라도 아동학대에 해당하면 보호 조치에 나서도록 하는 지침을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