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협상단이 이란 측과 21시간에 걸친 사투 끝에 빈손으로 협상장을 나섰다. 밴스 부통령이 "이란의 핵 포기 거부로 합의가 무산됐다"며 공식 결렬을 선언하던 그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UFC 327'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철저히 계산된 '여유'로 풀이된다. 그는 마이애미로 향하기 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이란과의 합의 여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가 이긴 것"이라며 협상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보가 이란 측에는 '미국은 아쉬울 것이 없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지지자들에게는 강한 지도자로서의 자신감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한다.
실제 경기장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독무대였다. 데이나 화이트 UFC CEO, 장녀 이방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최측근을 대동한 그는 자신을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건넸다. 마코 루비오 장관이 경기 도중 휴대전화를 통해 긴박하게 협상 상황을 보고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종일관 격투기 관람에 집중하며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국가적 중대사인 종전 협상이 결렬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골프와 격투기 관람으로 하루를 보낸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특히 협상 결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 해상 봉쇄' 관련 소식을 공유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 점을 미루어 볼 때, 그의 '여유'가 향후 중동 정세에 더 큰 폭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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