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번주 韓 성장률 전망치 1.9%에서 내릴 듯
3월까지 수출·물가 양호…경기선행지수 15개월째 상승
경제심리는 빠르게 위축…소비자심리·기업심리지수↓
4월부터 중동전쟁 영향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듯
"전쟁 6~7월까지 가면 올해 2% 성장 사실상 어려워"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중동 지역 긴장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4월을 넘길 경우 수출과 내수, 물가 등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한 2% 성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3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는 14일 '4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한다. IMF는 지난 1월 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1.9%로 전망했지만 중동전쟁의 영향을 반영해 이번 보고서에서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주요 경제 연구기관들은 대체적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 후반대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26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포인트(p) 하향조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1.7→1.9%)과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1.9→1.9%)는 1.9%를 전망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2.0%다. 하지만 2월 말 발발한 중동 전쟁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큰 한국은 특히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OECD는 이번 경제전망에 중동전쟁의 영향을 반영했지만 올해 중반부터 석유·가스·비료 가격 점진적 하락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했다. 전쟁이 장기화해 하반기까지 에너지 가격이 하반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1.7%의 성장도 힘들 수 있다는 뜻이다.
3월까지는 각종 경제지표는 중동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았다.
3월까지는 중동 사태가 경제지표에 미친 영향이 크진 않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월 2.0%에서 3월 2.2%로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인 2%대 초반을 유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3월 수출은 861억3000만달러(약 128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향후 3~6개월의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3월 OECD 102.28로 2024년 12월 이후 1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021년 7월(102.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는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호황과 정부의 내수 진작에 힘입어 경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중동 전쟁의 충격으로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0으로 전월보다 5.1p 떨어졌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당시(-12.7p)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4월 기업심리지수(CBSI) 전망치는 제조업 부문이 95.9, 비제조업 부문이 91.2로 각각 3.0p와 5.6p 하락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가장 큰 하락세다.
이에 따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7일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내수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가운데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현재 상황 평가와 "중동 전쟁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내놨다.
중동전쟁의 영향은 4월부터 본격적으로 경제지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 전과 비교해 40~50% 가량 상승한 국제유가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물가에 반영될 전망이다. 물가가 급등하면 내수가 위축되고 기업의 생산비가 상승해 수출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12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2주간의 휴전 기간 동안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질 경우 올해 2% 성장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는 "전쟁이 빠르게 종식된다면 추경(추가경정예산) 등의 효과도 있으니 재정정책으로서 (2% 성장을) 방어해낼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 (전쟁이) 6~7월까지 간다면 2% 성장은 사실상 어려워진거라고 가정하는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앞으로 발표되는 내수지표들이 안 좋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추경으로 성장률을 0.2%p 올리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는 2%가 어렵지 않을가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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