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전개에 따라 인상 필요성 커질 수도
이창용 "최악의 경우 S의 공포 부정 못해"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1회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S의 공포'가 현실화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이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경우 7%선을 돌파한 은행 대출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예금금리 인상에 나설 유인이 떨어진 상황을 고려하면 예대금리차도 커질 전망이다.
12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창용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7회 연속 기준금리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당초 시장 일각에서는 금통위가 이란 전쟁 이후 커지고 있는 고물가·고환율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한은은 둔화하고 있는 한국 경제 성장과 이란 전쟁의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기준금리 조정의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봤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금통위가 전망한 물가상승률(2%대 중후반)과 경제성장률(2% 하회)에 큰 변동이 생기지 않는 이상 올해는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란 전쟁의 장기화 여부와 피해 정도에 따라 한은의 기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시장의 시각은 여전하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시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말 한은 경제 전망 발표 때까지 전쟁이 종료되지 않거나, 종전이 이뤄졌더라도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이 한은의 메인 시나리오라면 통화당국 입장에서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라며 "국제 유가 상승으로 기대인플레이션까지 상승하면 인상 필요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 총재도 금통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시점에서 지금 이란 사태가 종결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가능성이 작다"면서도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간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냐 그러면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국가 중앙은행의 동향도 고려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데 한은이 동결을 유지할 경우 금리차를 벌려 원·달러 환율이 더 큰 상승 압력을 받는다는 점 등이 부담이기 때문이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환율 1400원선이 뉴노멀의 지지선이 되면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역수입이 발생하는 상황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차기 인상 시나리오는 한은의 자발적 선택이라기보다 글로벌 통화질서 재편에 따른 동조화가 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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