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선사 통항 채비 점검…핫라인 유지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미국과 이란 휴전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해운업계는 해협 안쪽에 발이 묶인 선박들이 언제든 빠져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면서 안전한 통항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1시간30여분 동안 서울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있는 한국 선박 선주사와 선박관리사 대표와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 해협 내에 발이 묶인 한국 국적 선박은 26척으로, 한국인 선원은 외국 선박에 타고 있는 인원을 포함해 173명이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 국내 선박들은 대부분 본격적인 운항을 위한 기기 점검, 보급 등 사전 준비를 마친 상태다. 다만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다시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돼 아직 통항 의사를 밝힌 선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수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운항 자제 권고를 유지하되 선사별로 자체 통항 계획을 마련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외교부 등 관계기관에서 확인된 통항 관련 정보, 외국 선박의 통항 상황 등도 전달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사들도 아직 통항에 큰 변화가 있지 않은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장관과 선사 대표간 바로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을 유지하고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부도 전날 조현 장관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하고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바의 자유로운 항행을 촉구했다. 이어 정병하 극지협력대표를 특사로 임명해 파견할 계획이다.
다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해협 내 기뢰 등의 위험을 이유로 '안전 항로' 이용을 권고하는 등 사실상 해협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이란 측이 통행료로 암호화폐나 위안화를 요구할 수 있어 선사들도 자체 해협 통항에는 신중한 기류다.
해수부 등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전쟁 중과 비슷한 5척 내외로 유의미한 통항 증가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쟁 전 하루 평균 135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호르무즈 통항 재개와 시장 정상화의 시차' 리포트에 따르면, 해협이 열리더라도 고립돼 있던 선박들이 출항하면서 나타나는 정체 등으로 인해 시장 정상화까지는 6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해양진흥공사가 해운기업들에게 위기대응펀드를 통한 긴급 운영자금 지원, 자산 매입 후 임대(Sale & Lease Back) 지원 조건 완화 등의 조치를 안내하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선사들에 대한 보험료·유류비 경감 등 지원책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 장관은 "호르무즈 내 우리 선박의 안전하고 신속한 통항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해협 통항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있는 만큼 선원과 선박의 안전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챙겨 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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