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검찰이 중국 광저우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선해 지령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2명에 징역 7~8년을 구형했다.
9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건창) 심리로 열린 민주노총 간부 A씨와 전 간부 B씨 등의 국가보안법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형과 자격정지 7~8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민주노총 전 간부 석모씨와 공모해 해외로 출국한 뒤 북한문화교류국 조직원을 만나 목적을 수행하거나 지령을 받은 뒤 다시 국내로 잠입한 사건"이라며 "대한민국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안이 매우 중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변호인은 "공소장과 검찰 기록, 증거 기록을 모두 보더라도 피고인들이 지령 수수, 목적 수행 협의를 위해 중국 출국을 계획하거나 실행했음을 알 수 없다"며 "석씨의 소개로 북한 측 임원을 접촉하기는 했으나 우연한 만남에 불과했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귀국 후 북한 정권과 연락하거나 그들의 지령을 실행했다는 증거도 없다"며 "이들은 일생 동안 대한민국 국가의 존립이나 안전 등을 위협하는 행위를 한 바 없고 헌신적인 노동운동가로 민주주의와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B씨의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에 대해서도 집 리모델링 중 우연히 보자기에 싸여있는 것을 발견했으나 남편의 유품처럼 보이는 등의 이유로 곧바로 처분하지 못했다가 (존재를)잊은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말 그대로 책을 소지했을 뿐이고 책의 특정한 내용을 배포하거나 관련 활동을 한 사실도 없다"며 "피고인에 대한 혐의는 모두 근거가 없어 무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남북 간 평화가 정착되면 필요 없는 것이 국가보안법이고 그래서 민주노총은 우리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말하고 있으나 통일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굴레를 씌우고 있다"며 "국가보안법 관련 무리한 기소로 노동조합 활동이 위축되고 비난받지 않도록 재판부의 올바른 판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B씨도 "외부에서 북한 사람인지도 잘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만난 것인데 갑자기 20년 넘게 살던 아파트에 시위하듯 (압수수색을 해) 주변의 시선이 많이 힘들었다"며 "재판에서 할 수 있는 얘기는 다 드린 것 같고 올바른 판단을 해달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달 21일 선고를 진행한다.
A씨 등은 2018년 민주노총 전 간부 석씨와 함께 중국 광저우로 출국해 북한 공작원을 접선하고 그로부터 지령을 받아 귀국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또 본인의 주거지에 이적표현물 12건을 소지한 혐의도 있다.
공범 석씨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북한 문화교류국 지령을 받아 합법적 노조활동을 빙자해 간첩활동을 하거나 중국과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선한 혐의(국가보안법위반 등)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고 그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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