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차병원·일산차병원 잇단 성공
'임상 사례' 증가로 환자에 새 희망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매일 스스로 호르몬 주사를 맞고, 그 통증과 부작용으로 치료를 힘들어 하는 난임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제시됐다.
차 의과학대학교 차병원 난임센터는 일반적인 체외수정 방식으로 배아 생성이 어려운 환자에게 호르몬 주사 없이 진행하는 'CAPA-IVM'을 적용해 잠실차병원과 일산차병원에서 잇단 임신 성공 사례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CAPA-IVM'는 ‘미성숙 난자 체외 배양(IVM)’ 치료의 한 방법이다.
최근 잠실차병원 난임센터는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자연임신이 어려웠던 A(32)씨에게 CAPA-IVM 치료를 적용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과배란 유도 시 난소과자극증후군(OHSS) 위험이 높아 기존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치료 부담이 큰 경우가 많다.
해당 환자 역시 이러한 위험을 고려해 호르몬 자극을 최소화하는 CAPA-IVM 치료를 선택해 두 차례 시술을 받았다. 이후 자궁경 시술로 자궁 내 환경을 개선한 뒤 2025년 1월 동결배아이식(T-ET)을 시행해 임신에 성공했고, 같은 해 9월 건강한 남아를 출산했다.
일산차병원 난임센터는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성숙 난자를 얻기 어려웠던 환자에게 CAPA-IVM 치료를 진행해 임신 성공 사례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번에 임신에 성공한 만 37세 B씨는 5차례 이상 호르몬 자극 치료를 받았음에도 성숙 난자가 생기지 않아 난임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호르몬 자극에 의한 과배란 유도 없이 채취한 미성숙 난자의 핵과 세포질의 성숙에 시간차를 줘 안정적으로 성숙·배양하는 IVM 치료 방법 중 한가지 방법인 CAPA-IVM을 시행했다. 여기에 피에조(Piezo) 미세 정밀 수정 기술을 이용한 미세수정(ICSI)를 결합해 난자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정 과정에서 안정성을 높였다.
그 결과 배아 형성에 성공했고, 태아의 심장 박동을 초음파로 확인했다. B씨는 현재 임신 안정기에 접어들어 정기적인 산전 진료를 받으며 건강하게 임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환자와 반복적인 호르몬 자극 치료에도 성숙 난자를 확보하지 못했던 환자 등 기존 난임 치료가 어려웠던 다른 환자군에서 CAPA-IVM을 통해 임신 성과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차병원은 1989년 세계 최초로 미성숙 난자를 통한 임신과 출산에 성공하며 이 분야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미성숙 난자는 태아로 발달할 수 없다는 당시 학계의 통념을 깨뜨린 결과였다. 이후 기술 발전과 임상 경험이 축적되면서 임신 성공률이 향상됐고, IVM은 난임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 같은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차병원은 기존 IVM보다 한 단계 발전 CAPA-IVM을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CAPA-IVM은 기존 IVM에 전성숙 단계를 추가해 난자의 세포 내 신호 전달과 성숙 과정을 보다 생리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 난자의 수보다 질과 발달 환경 개선에 초점을 둔 차세대 IVM 기술로 반복적인 시험관 시술에도 배아의 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환자나 호르몬 주사 부담이 큰 난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학천 잠실차병원 원장은 "과거보다 진일보 된 배양 기술로 인하여 그동안 IVM의 한계점들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잠실차병원 난임센터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담당하는 체외수정(IVF)센터와 국내 최초로 설립된 미성숙 난자 체외배양(IVM) 전문 연구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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