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올 들어 41兆 던져
외국인 비중 12년여 만에 최저 수준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538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최근 삼성전자를 보유한 외국인 비중이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 시장의 기대를 넘는 역대급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순매수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지난 1월 5조1149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16조6665억원을 쏟아냈고, 지난달에는 무려 19조6813억원을 내던졌다. 석달 만에 41조원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52.33%였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이달 3일 48.40%까지 하락해 지난 2013년 9월(48.35%) 이후 1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일 기준으로도 비중은 48.44%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요인이 외국인 매수 포지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 마저 이달 매도 우위 흐름을 보이고 있는 등 수급이 부재한 상황 속 자사주 물량으로 해석되는 '기타법인' 만이 적극적으로 순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외국인 수급 회복이 반드시 필요한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1분기 호실적을 계기로 외국인 수급 회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의 메모리 사이클이 아직 중간단계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전개될 폭발적인 실적 성장과 함께 외국인 비중도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은 상상을 뛰어넘는 절대 규모의 역대 최고치"라면서 "과거 사이클을 반추해보면, 미드 사이클(Mid Cycle) 앞뒤로 전개되는 판가 상승 구간 이후 물량 확대 구간이 중복 발현될 때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은 더욱 폭발적으로 개선됐다. 그 구간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2분기 사이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실적 개선 가속화 과정에서 오는 시장 컨센서스의 상향 조정, 이번 메모리 사이클을 통상적인 사이클로 착각한 외국인 지분율 최저치, 올해 잉여현금흐름의 50% 환원수익률 폭등을 감안 시 비중확대가 권고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글로벌 연기금이나 헤지펀드 등 운용전략이 복합적인 기관의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도 수급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의 보유 기관 속성을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올해 1분기 신고된 보유 물량의 변동을 보면 삼성전자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에서는 비중이 늘어난 반면 EM(신흥시장)·밸류 펀드에서는 전술적으로 비중이 줄었다"면서 "삼성전자가 글로벌 주식으로 성장하면서 EM펀드에서 선진-성장형 펀드나 지역대표 펀드 등으로 이동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가 압도적인 규모로 출회하고 있지만, 주가 상승으로 인해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잔고 규모는 일부 이탈에도 불구하고 연초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평가수익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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