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하타미 전 대통령 당시 외무장관
공습 사망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외교정책고문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일(현지 시간) 대국민 연설 수 시간 후 이스라엘이 카말 카라지 전 이란 외무장관의 자택을 공습해 이란과의 협상을 거부하는 메시지를 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테헤란의 주택가에 있는 카라지 전 장관의 자택을 공습해 카라지 전 장관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는 등 중태에 빠졌으며, 그의 부인은 사망했다고 알자지라는 2일 이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카라지 전 장관에 대한 암살 시도로 보이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그가 왜 표적이 됐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카라지는 이란의 개혁파 대통령이었던 모하마드 하타미(1997∼2005) 정부에서 외무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이번 전쟁 첫 날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외교정책 고문으로 활동했다.
2022년 그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폭탄을 제조할 기술적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란이 핵폭탄을 만들겠다는 결정을 내린 적은 없다”고 말해 이란의 의도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 바 있는 인물이라고 AP 통신은 2일 보도했다.
전쟁이 시작된 후 카라지 전 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외교적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우리는 두 번의 협상 과정에서 이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카라지 전 장관 살해를 시도한 것은 협상에 나서는 인물도 제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자 나아가 이스라엘이 갖고 있는 협상에 대한 거부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란에서는 이제 누구도 협상에 나서는 경우 신변 안전이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란 전쟁이 한 달을 넘기면서 그가 미국이나 이스라엘과의 협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카라지 전 장관이 잠을 자다 피격을 당한 테헤란의 자택 주변은 별다른 군사 시설이 없는 주택가여서 무차별적인 공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날 공습으로 인한 폭발로 인근 주택들의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일 이란 전역, 특히 테헤란, 이스파한, 시라즈 등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졌으며 남부 라레스타니에서는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란 보건부 대변인 호세인 케르만푸르는 1920년 설립된 의학연구 센터인 이란 파스퇴르 연구소가 공격을 받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란군 통합사령부 대변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영원한 후회와 항복에 직면할 때까지 중동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준관영 타스님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군사정보국(하탐 알 안비야) 중앙본부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력 평가가 불완전하다며, 이란은 군사 행동을 강화하고 적들을 향해 더욱 강력하고 광범위하며 파괴적인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