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뿐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 전달 통해 경쟁력 확보 시도
브랜드 역사·철학 담은 관광지 조성…초창기 패키지 선봬
"식품은 아는 맛 무서워…브랜드 헤리티지 가져야 차별화"
[서울=뉴시스]김상윤 기자 = 물품 구매에 있어서 경험과 스토리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도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취향·경험 소비가 주류 흐름이 되며 브랜드 헤리티지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 브랜드 헤리티지 마케팅이란 기업과 제품이 걸어온 역사와 전통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쌓여온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으며 각 기업의 역사에 담긴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유행을 타지 않고 소비자에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식품업계는 브랜드 서사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연일 펼치는 중이다. 브랜드 헤리티지와 관련된 관광지를 조성하거나 패키지를 바꾸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교촌에프엔비는 창립 35주년을 맞아 지난달 경북 구미에 위치한 '교촌1991 문화거리'를 새롭게 단장했다.
'교촌1991 문화거리'는 지난해 6월 처음 선보인 공간으로 교촌의 시작을 알린 구미 송정동 교촌치킨 구미 1호점 일대를 구미시와 민관 협업으로 조성한 관광지다.
교촌에프앤비는 창립 35주년의 상징성을 담은 콘텐츠를 더해 방문객 유입 확대와 지역 상권 활성화 등 상생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리뉴얼에서는 총 5개 테마 존을 중심으로 조형물과 벤치·이미지 월·공원·정류장·라이팅 패널 등 거리 곳곳에 창립 35주년을 상징하는 디자인과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교촌치킨 구미 1호점과 교촌1991 문화거리는 구미 지역과 함께 성장해 온 교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다음달 1일부터 10월27일까지 서울 성수동 서울숲 일대에서 열리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참가해 '신라면 40주년'을 테마로 한 특별한 정원을 선보인다.
올해 농심이 선보이는 정원의 이름은 'Spicy Happiness In Noodles(스파이시 해피니스 인 누들즈)'다. 박람회장 내 '작품정원' 공간 중 'K-컬처'존에 1428㎡(약 430평) 규모로 마련된다.
농심은 이번 정원을 출시 40주년을 맞은 신라면을 기념해 브랜드 슬로건인 'Spicy Happiness In Noodles'를 도심 속 자연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했다.
신라면 특유의 매력이 정원에 조경과 디자인 요소로 반영된다. 기업 로고와 신라면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브랜드 캐릭터를 정원 동선에 배치하며 신라면이 완성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해 조형물에 담아낼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농심 기업정원은 출시 40주년을 맞은 신라면의 위상과 매력을 서울숲의 자연 속에서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전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처음처럼' 출시 20주년을 맞아 디자인 요소를 앞세워 브랜드 헤리티지 강화에 나선다.
처음처럼 출시 20주년을 기념해 롯데칠성음료는 패키지에 출시 초기 디자인을 적용한다. 패키지에는 브랜드 핵심 시각 자산인 어린 새, 새싹 등을 접목해 처음처럼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대관령 기슭 암반수로 만들었다는 제품 특징은 물방울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표현해 '부드러운 소주' 라는 핵심 가치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병목 부분에는 출시 20주년임을 알리는 '20th ANNIVERSARY' 넥 라벨을 부착해 새로움을 더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익숙하면서도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소주를 즐기는 다양한 연령층에게 처음처럼의 부드러운 제품 특징을 알리며 무형 자산인 헤리티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술 발전으로 맛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져 제품의 맛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브랜드 헤리티지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식품이 단순히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그에 얽힌 브랜드 역사와 신뢰를 함께 소비하는 개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헤리티지를 내세우는 마케팅이 식품업계에서 특히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맛이라는 신체적 경험과 추억이라는 정서적 경험이 결합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식품은 아는 맛이 무섭다. 한 번 먹던 습관과 기억은 바뀌지 않는다"며 "그러한 식습관이 생기는데 기여한 브랜드의 서사는 소비자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한 브랜드 헤리티지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맛을 넘어선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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