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국내 기업들, 버티컬 AI에 강점…역량 집중해야"

기사등록 2026/04/01 14:43:48 최종수정 2026/04/01 17:02:24

'AI 수익기회 및 비즈니스모델' 보고서 발간

"업무 효율화 수단 넘어 실질적 수익 창출"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한국 기업들이 가전·로봇 등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하는 '버티컬AI'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삼정KPMG는 1일 '산업과 시장을 바꾸는 AI 수익 기회 및 비즈니스 모델' 보고서를 발간,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AI는 혁신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과 시장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초기에는 알고리즘 개발과 데이터 처리 중심의 기술로 활용되던 AI가 이제 데이터 수집부터 인프라, 모델, 플랫폼, 응용 서비스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 주기로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투자 위축 기조 속에서도 AI 분야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오히려 집중되고 있다. AI 산업이 밸류체인 전 주기로 확장되면서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산업 구조와 수익 창출 방식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테크 기업은 인프라, AI 모델,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독형·플랫폼형·라이선스형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비테크 기업은 기존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매출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삼정KPMG는 한국 기업은 제조·자동차·이차전지·콘텐츠 등 기존 강점 산업에 AI를 접목한 '산업 특화 AI(Vertical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응해 메모리 반도체 등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밸류체인 내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진출을 위해 현지 파트너십과 오픈소스 기반 협력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각국의 규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뢰 기반 AI 거버넌스 구축도 필수 과제로 제시됐다.

아울러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하는 주요 기업들이 인프라부터 플랫폼, 서비스까지 전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 역시 협력과 경쟁을 병행하는 전략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정KPMG는 ▲IT ▲통신 ▲모빌리티 ▲헬스케어 ▲유통 ▲소비재 ▲광고·미디어 ▲금융 등 8대 산업에서 나타나는 AI 기반 수익 모델과 주요 사례도 제시했다.

IT 산업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AI를 통합하거나 독립적인 AI 서비스를 출시하며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고 있다. 반도체 및 디바이스 기업들은 AI 인프라와 제품 고도화를 통해 하드웨어와 서비스 경쟁력을 함께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은 AI 서비스의 구독 방식을 통해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으며,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AI 반도체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연계해 수익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통신 산업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대응해 기존 IDC(인터넷데이터센터)를 AIDC(인공지능데이터센터)로 전환하며 인프라 기반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25년 하반기 엔비디아 최신 AI 칩을 기반으로 대규모 단일 클러스터 '해인(Haein)'을 구축하고, GPUaaS(GPU as a Service) 형태의 서비스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 또한 하이퍼스케일급 AIDC 사업을 확대하며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B2B AX(AI 전환) 솔루션과 B2C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며 종합 AI 서비스 사업자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KT는 2024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와 5년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B2B 고객의 AX(AI 전환) 혁신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에서는 차량과 인프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있다. 동시에 제조, 공급망, 고객 지원 전반에 AI를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미국 모빌리티 기업 테슬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GM도 빅테크 기업 구글과 협업해 대화형 AI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진단·치료·연구·예방·사후관리 등 전 영역에서 AI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의료 기록 자동화, 영상 진단 보조, 정밀의료 플랫폼, 신약 개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형, 라이선스, 협력 계약 기반의 수익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 스타트업 나블라는 진료 중 의료진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전자건강기록을 자동 작성하는 AI 솔루션을 제공해, 병원 단위 구독형 SaaS(Software as a Service) 모델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 펑션 헬스는 연간 멤버십을 통해 보험 없이는 접근이 어려운 100여 개 이상의 혈액검사와 전문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통 산업은 개인화 추천, 수요 예측, 상품 가격 최적화, 공급망 고도화 등 AI를 활용한 매출 증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AI 쇼핑 어시스턴트와 에이전틱 커머스 도입을 통해 고객 경험과 구매 전환율을 동시에 개선하고 있으며, 실시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로의 전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마존은 AI 시대 속 추천 역량을 강화해, 2025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AI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를 활용해 아마존 세션의 구매 전환율이 직전 30일 평균 대비 100%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

소비재 산업 역시 연구개발(R&D), 생산, 물류, 판매 전반에 AI를 적용하며 제품 경쟁력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제고하고 있다. AI 기반 품질 관리, 생산 자동화, 수요 예측, 가격 전략 고도화 등이 주요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고·미디어 산업에서는 AI가 콘텐츠 제작부터 타깃팅, 성과 분석까지 전 과정에 적용되며 광고 효율성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되고 있다. AI 기반 광고 추천 및 최적화 기술은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전환율과 체류 시간을 높이며 구글, 메타 등 주요 플랫폼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 산업은 AI를 활용한 리스크 관리, 자산관리, 고객 분석, 내부 통제 자동화 등을 통해 비용 절감을 넘어 새로운 수익 창출로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및 국내 금융사들은 AI와 초개인화 기술을 결합해 리스크 관리, 자산관리, 트레이딩 등 핵심 영역에서 수익성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허인재 삼정KPMG 전략컨설팅본부  상무는 "AI 고도화와 시장 확대로 기업들은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넘어 AI를 새로운 수익 창출의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AI 수익화 전략 수립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는 산업뿐 아니라 일·생활·여가 전반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는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기업과 소비자, 시장 간 상호작용을 더욱 복잡하게 하면서 또 다른 혁신을 촉진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