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구절로 군 홍보…참전용사들 "군 중립성 훼손·분열 초래"
29일(현지시간) 미국의 더힐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24일 미 군종장교들이 더 이상 군 계급장을 달지 못하게 하고, 대신 자신의 종교 소속을 나타내는 표식만 착용하도록 하는 복제 규정 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이는 군 내 계급 질서보다 종교적 정체성을 앞세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헤그세스 장관의 파격 행보는 발언에서도 가감 없이 드러났다. 그는 지난주 이란 전쟁 관련 브리핑 도중 미국인들을 향해 중동 주둔 미군의 성공을 위해 "무릎을 꿇고 예수께 기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란과의 전투를 언급하며 "악한 영혼들이 영원한 저주에 처하기를 기원한다"는 종교적 색채가 짙은 설교문을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국방부의 공식 홍보 방식도 전면 개편됐다. 지난 8월과 9월 펜타곤 공식 소셜미디어(SNS)에는 전투기 소음과 함께 "내 원수를 쫓아가 파괴할 때까지 돌이키지 않겠다"는 시편 구절이 담긴 영상이 게시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19일 연설에서 "성별을 파괴하는 쿼터제와 기후변화 숭배는 끝났다"며 "우리는 '깨어 있는(Woke) 군대'가 아닌 하나님 아래 하나의 군대"라고 선언했다.
이러한 행보에 대해 군 내부와 전문가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매튜 테일러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군은 미국 국민 전체를 대표해야 하며 이데올로기적으로 통합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원의원에 출마한 해군 예비역 제독 낸시 라코어 역시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소속되어 있다'는 군의 단결력을 해치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펜타곤 측은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회복하는 과정이라며 맞서고 있다. 킹슬리 윌슨 국방부 대변인은 "기독교 신앙은 우리 국가의 근간에 깊이 새겨져 있다"며 "좌파들이 삭제하려 했던 미국의 기독교 유산을 헤그세스 장관이 당당히 되찾아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이후 성전환자 복무 금지, 다양성(DEI) 예산 전면 삭감, 여군의 전투 보직 적절성 재검토 등을 강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군 개혁 기조를 이행하고 있다. 특히 그의 팔에 새겨진 십자군 구호 '데우스 불트(하나님이 원하신다)' 문신을 둘러싼 논란까지 가세하며, 미군 내 종교적 중립성을 둘러싼 갈등은 헌법적 쟁점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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