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다주택 임대업자 등 15개 업체 세무조사
세제혜택 받고 신고는 엉망…2800억원 탈루 혐의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A씨는 서울·경기 등에 아파트 200여채를 보유하고 있는 주택 임대사업자다. 임대사업자는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취득세·재산세 등에서 다양한 세제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A씨는 거래 상대방이 일반인이라는 점을 악용해 40여호의 임대 수입 수억원을 신고 누락하는 등 마땅히 내야 할 세금마저 회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이처럼 임대 수입을 탈루하고 부당하게 경비를 신고한 것으로 조사된 다주택 임대업자 등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강남3구, 한강벨트 포함 서울 아파트 5호 이상 다주택 임대업자(7개) ▲아파트 100호 이상 기업형 주택임대업자(5개) ▲허위 광고를 통한 아파트 임대·고가 분양업체(3개) 등 총 15개 업체다. 이들 업체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2800억원에 이른다.
조사 대상 15개 업체의 전체 임대아파트 수는 3141호, 공시가격은 9558억원에 이른다. 강남3구와 한강벨트 내에 보유한 임대아파트만 해도 324호(공시가격 15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 임대사업자는 247호, 법인 사업자는 764호까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58억원에 달하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도 있었다.
조사 대상에 오른 댜주택 임대업자들은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양도차익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합산과세 배제, 취득세·재산세 감면 등 각종 세제혜택을 누리면서도 온갖 수법을 동원해 납세 의무마저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경우 주택 임대·매매업 법인을 설립해 사주 일가의 해외여행 경비나 명품 구입비 등을 법인 비용으로 신고했다.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비를 취득원가와 수선비로 중복 처리해 수억원의 비용을 과다 신고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 개포, 송파 잠실 등에 고가 아파트 8호를 보유한 B씨는 아파트를 임대하며 받은 전세금을 타인에게 빌려주고 이자소득을 올렸지만,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할인 분양'과 같은 허위 광고로 아파트를 임대한 뒤 실제로는 고가에 분양한 업체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아파트 건설업체 C사는 할인 분양을 내세워 입주자를 모집해 일정 기간 임대 후 할인 없이 높은 가격에 분양 전환했다. 이 회사는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으로 자녀의 법인에 수십억원을 부당 지원하거나 사주 일가의 별장 공사비, 슈퍼카 구입비 등에 지출했다.
국세청은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높은 서울 강남3구와 한강벨트, 그리고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는 아파트를 임대하거나 분양한 사업자 위주로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다양한 세제 혜택으로 세금 경감을 받으면서도 변칙적인 방법으로 세부담을 회피하며 탈세한 다주택 임대업자를 지속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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