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에 정자 오래 머물수록 임신 가능성 ↓"…금욕, 정자 생존력·운동성에 영향

기사등록 2026/03/28 18:01:00
[서울=뉴시스] 남성이 금욕 기간을 길게 갖는 것보다 자주 사정하는 것이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남성이 금욕 기간을 길게 갖는 것보다 자주 사정하는 것이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영국 옥스퍼드대 생물학자 크리쉬 상비 박사팀은 정자의 체내 저장 기간이 임신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약 5만50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115건의 인간 대상 연구와 30종의 비인간종을 대상으로 한 56건의 연구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그 결과, 연령과 상관없이 정자가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자의 DNA 손상과 산화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져 정자의 생존력과 운동성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453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시험 결과 금욕 기간이 48시간 미만이었던 그룹의 임신 성공률은 46%였던 반면, WHO 권고에 따라 2~7일간 금욕한 그룹은 36%에 그쳤다.

그동안 세계보건기구(WHO)는 난임 검사나 체외수정(IVF)을 앞둔 남성들에게 2~7일간의 금욕을 권고해 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지침은 정자의 질보다는 양을 확보하는 데 치중돼 있다"며 "정자의 수만 중요하다면 금욕이 나쁜 선택은 아니겠지만, 임신 성공 여부는 정자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 장기적인 금욕이 정자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앨런 페이시 맨체스터대 교수도 "최근 보조 생식 기술(ART) 분야에서는 짧은 금욕 기간이 더 유익하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며 "금욕 기간이 짧을수록 정자의 DNA 손상이 적고 운동성이 활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체외수정이나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CSI)은 적은 수의 정자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제는 수량보다 가장 건강하고 신선한 정자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영국 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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