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세상 떠난 아내 위해…말레이시아 반도 '2200㎞' 대장정 나선 中 남편

기사등록 2026/03/28 11:09:00
[서울=뉴시스]중국의 한 60대 남성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리기 위해 말레이시아 반도 2200㎞를 완주하는 대장정에 나섰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중국의 한 60대 남성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리기 위해 말레이시아 반도 2200㎞를 완주하는 대장정에 나섰다.

28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전직 토목 엔지니어인 림샹구이(66·남)씨는 이날 자신의 67세 생일인 6월 22일까지 90일 동안 말레이시아 전역을 달리는 '런 포 골드(Run for Gold)' 공익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여정은 림씨가 직접 기획한 캠페인으로, 말레이시아 국립암협회(NCSM)와 협력해 전국적인 암 인식 개선 활동과 모금 운동을 병행한다.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뒤늦게 암 판정을 받은 아내 고씨와의 이별에 있다. 2023년 11월 림씨는 아내와 생애 첫 하프 마라톤을 완주하며 큰 기쁨을 만끽했는데, 이후 고씨는 심한 복통을 호소하다 담도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아내는 딸이 일하는 호주의 한 병원에서 두 차례의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2024년 8월 끝내 세상을 떠났다.

림씨는 "때로는 나 자신에게, 때로는 의사에게 화가 나기도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은 바꿀 수 없다"며 "슬픔에 빠지더라도 지난 과거에 매여 슬퍼하기보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림씨 역시 이 말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이번 대장정에 나섰다. 생전 아내와 함께 말레이시아 반도를 도보로 여행하자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림씨는 페낭의 '희망의 집(암 투병 아동 쉼터)'에서 출발해 11개 주와 2개의 연방 직할구를 거치며 매일 25~35㎞를 달릴 예정이다.

또 림씨는 이번 여정 내내 아내의 사진을 품에 넣고 달린다. 땀이나 비에 사진이 망가질 것을 대비해 여러 장을 인쇄하는 정성도 보였다. 그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나는 아내를 두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 함께 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NCSM에 60만 링깃(약 2억 2561만원)을 모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지인과 기부자들의 후원으로 약 5만 링깃(약 1880만원)이 모금된 상태다.

림씨는 이번 도전을 마친 뒤 전 세계 7개 대륙에서 마라톤을 완주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아내는 내가 집안에 틀어박혀 슬퍼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남은 인생 동안 내가 즐거운 일을 하며 아내와의 추억을 세상과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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