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쇼크 방어에 '역대급 빚더미…각국 정부 재정 한계 몰렸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들은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 서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의 조지아주 등 일부 주 정부는 유류세 부과를 일시 중단했으며, 영국은 난방비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 헝가리, 일본 등은 주유소 판매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강수를 뒀다.
문제는 재정 여건이다. 전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과 2022년 에너지 위기를 거치며 이미 100조 달러(약 13경 4000조 원)가 넘는 공공부채를 떠안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차입 비용은 과거보다 훨씬 비싸진 상태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충격이 올 때마다 빚을 내서 해결하던 지난 25년간의 방식은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며 "재정적 한계를 밀어붙이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 역시 비상 대응에 나섰다. 한국은 30년 만에 처음으로 휘발유 도매 가격을 제한하는 상한제를 전격 도입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약 10%의 가격 인하 효과로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준비 중이며, 새로운 빚을 내는 대신 AI 산업 발전에 따른 세수 증대분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재정 여력이 부족한 국가들은 재정적 한계로 인해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태국은 하루 3000만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디젤 가격 상한제를 폐지했으며, 이집트도 유류 가격을 20% 가까이 인상했다. 가격 통제를 실시한 슬로베니아와 헝가리 등지에서는 인근 국가 운전자들이 몰려드는 '유류 관광'으로 인해 판매 제한 조치까지 내려지는 등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역시 이번 회계연도에만 1.9조 달러의 재정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방부가 전쟁 비용 등으로 2000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요청하면서 재정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WSJ은 채권 시장은 이미 각국 정부의 방만한 지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국채 수익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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