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이후 코스피 수익률 -12.6%…G20 중 '최하위' 왜?

기사등록 2026/03/28 08:00:00 최종수정 2026/03/28 08:01:07

연초 이후로는 코스피 상승률 1위 유지

원유 수입 의존도 높고, 외국인 이탈 가속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5460.46)보다 21.59포인트(0.40%) 하락한 5438.87에 마감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36.64)보다 4.87포인트(0.43%) 상승 1141.51에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507.0원)보다 1.9원 오른 1508.9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6.03.2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중동 전쟁 사태가 발발한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이달 코스피 수익률이 -12.55%를 기록하며 주요 20개국(G20) 중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는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 압도적인 수익률을 자랑하며 세계 대표 지수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으나 이란 전쟁 충격파로 최하위권으로 고꾸라졌다. 다만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률은 29.57%로 여전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12.55% 하락해 G20 중 20위로 꼴찌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지수 보다 낙폭이 컸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4.71%로 2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주요국 증시는 미국과 이란 전쟁 사태 여파로 이달 들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1위는 브라질 BOVESPA(-3.21%)가 차지했고, 3위는 미국 나스닥(-5.56%), 4위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5.84%), 5위 대만 가권(-5.86%), 7위 미국 다우지수(-6.16%), 8위 중국 상해종합(-6.58%),  9위 홍콩 항셍지수(-6.66%), 12위 일본 TOPIX(-7.51%), 13위 중국 심천종합(-7.85%), 14위 영국 FTSE100(-8.60%), 16위 EURO 스톡스50(-9.33%), 17위 프랑스 CAC40(-9.46%), 18위 독일 DAX40(-10.57%) 등 순이다.

다만 연초 이후로 범위를 넓혀보면 코스피와 코스닥 상승률은 각각 29.57%, 22.82%로 나란히 1, 2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달까지만 해도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만전자', '100만닉스' 시대를 열고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급물살을 타며 '육천피'(코스피 6000) 고지를 넘기며 역대급 불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달 28일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되며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 코스피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크게 출렁였다.

이란 전쟁 쇼크로 코스피는 이달에만 1000포인트 넘게 빠졌다가 5600선까지 회복한 뒤 다시 5400선까지 밀려났다.

전쟁 직후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코스피는 7.24% 급락한 데 이어 이튿날인 4일에는 장중 5059.45까지 밀리며 종가 기준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 매수·매도 사이드카는 8번, 지난 4일과 9일에 서킷브레이커는 2회나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가 2번이나 발동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며, 이틀에 한 번꼴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관련 발언에 국내 증시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달 국내 상장주식을 19조6000억원 팔아치운 데 이어 이달에도 30조원이 넘는 주식을 내던지며 이탈이 계속되고 있어 증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40%를 차지하는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16조8073억원)와 SK하이닉스(6조0435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환율·유가 급등·외국인 '엑소더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다른 국가들 보다 대외 충격에 약한 이유는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원·달러 환율 1500원대 급등, 원유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서 낙폭이 더 큰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보다 에너지에 대한 중동 의존도가 높고 외국인들이 차익실현하는 부분도 있다. 환율이 급등하며 위험관리 차원에서 주식을 팔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과 일본은 에너지 자급이 안 되는 대표적인 국가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다. 환율 방향이 달러 강세로 가고 나머지 통화들은 약세로 가능 상황이면 외국인들은 빠져나간다.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가 되면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변동성 확대 국면을 활용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큰 폭의 급락' 이후에는 대부분 'V'자 반등이 아닌 'W'자 반등이 나타난다. 두 번째 바닥’이 첫 번째보다 낮아지는 경우도 흔하다"면서도 "다만 여전히 하락장 보다는 기존에 제시했던 -15~-23% 조정, 5300pt 이하 분할 매수 전략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전쟁과 유가 상승 등 외부 변수에 의해 변동성이 확대된 국면이지만, 실적 훼손이나 유동성 위축과 같은 구조적 하락 요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초반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 구간에 근접해 있다. 따라서 시장 방향성을 단기적으로 단정하기보다 변동성 확대 국면을 활용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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