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에 '대졸 4년·고졸 8년'…국토부, 건설기술인협회에 규정 개선 통보

기사등록 2026/03/27 10:15:16

국토부, 2025년 정기종합감사 결과 공개

대리급 승진까지 대졸과 고졸 차이 2배

[서울=뉴시스]건설기술인협회 로고.2019.03.22(제공=협회 홈피 캡쳐)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국내 건설기술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서 학력에 따라 승진을 차별하고 직원 채용 과정에서 가점을 누락했다는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

27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5년 건설기술인협회 정기종합감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협회는 직원 채용 시 학력에 따른 제한을 두지 않도록 하는 인사관리규정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채용 뒤 승진에 있어서는 학력에 따른 차별 규정이 존재했다. 사원급에서 대리급으로 승진 시 최소승진 근무연한을 대졸자는 4년, 3년제 전문대졸자는 5년, 2년제 전문대졸자는 6년, 고졸자는 8년으로 구별한 것이다. 대졸자와 고졸자의 차이는 2배에 이른다.

실제로 동등한 채용 조건으로 입사한 직원임에도 업무 성과나 역량이 아닌 단순 학력을 기준으로 승진 격차가 발생한 사례가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는 합리적 이유 없이 학력 등을 이유로 승진 등 고용과 관련해 특정인을 우대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간주한다.

문제의 인사규정은 1995년 8월 제정된 뒤 2025년 9월까지 총 25회 부분 개정이 이뤄졌으나 학력에 따른 최소승진연한 차별 규정에 대해선 검토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에선 협회가 직원 채용 시 적용해야 하는 보훈가점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점도 드러났다.

국가유공자법 제31조에 따르면 취업지원 실시기관은 채용시험을 필기, 실기, 면접시험 등으로 구분해 실시할 경우 각 시험마다 가점을 부여해야 한다.

그러나 협회는 서류, 필기, 면접전형을 구분해 시행하면서도 보훈가점을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에만 적용하고 필기전형에선 빠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1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총 9차례 미적용 사례가 나왔는데, 보훈가점 적용과 순위를 재산정한 결과 다행히 필기전형 합격자에 변동 사항은 없는 것으로 감사과정에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이번 감사 결과 승진 차별에 대해선 관련 규정을 개선하라고 협회에 통보 조치했다.

보훈가점과 관련해선 협회 주의 조치와 동시에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담당자에게 경고 조치하라고 주문했다.

협회는 국토부의 감사 결과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승친 차별 규정을 개정하고 보훈가점은 앞으로 필기전형에서도 적용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건설기술인협회 관계자는 인사 규정 개정에 대해 "이사회가 개최되면 바로 상정시켜서 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훈가점 문제와 관련해선 "그동안 저희가 직접 인적성 검사(필기)를 할 수 없어서 다른 기관을 위탁을 했었는데 당시 가점 적용이 된 줄 알았다"며 "앞으로 가점을 적용한 점수를 통보받을 수 있도록 위탁 기관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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