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직격탄 맞은 亞…팬데믹식 수요억제·보조금 '카드'

기사등록 2026/03/26 16:40:27 최종수정 2026/03/26 20:54:24

필리핀·파키스탄은 주4일제·휴교

인니·베트남, 유연근무·절약 권고

스리랑카는 절전 강화, 日은 보조금

[하노이=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2026.03.09.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 각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시행했던 재택근무, 주4일 근무제, 휴교 같은 수요 억제책과 보조금 지급 등 경기 완충 조치를 다시 꺼내 들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연료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자 각국은 절약 정책과 재정 지원을 병행하는 모습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80% 이상이 아시아로 향하는 만큼, 이번 에너지 충격은 아시아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파급되고 있다.

필리핀은 그 중 가장 적극적으로 코로나19식 대응을 재가동한 나라로 꼽힌다.

2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년간 유지되는 이번 비상사태 선포로 마르코스 대통령은 연료와 식량, 의약품, 농산물 및 기타 생필품의 확보와 질서 있는 배분을 담당할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게 됐다.

당국에는 석유 제품 공급의 사재기와 폭리, 공급 조작에 대응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과 노동자를 위한 무료 버스 운행도 마련했다. 이에 앞서 일부 정부 부처에는 이미 한시적 주4일 근무제가 도입됐으며,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 등 대중교통 종사자들에게는 1인당 5000페소가 지급됐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속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4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2026.03.26. jhope@newsis.com

파키스탄도 비슷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파키스탄 일간 돈(Dawn)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3월 초 유가 급등 대응책으로 학교 2주 휴교와 대학 온라인 수업, 주4일 근무제, 재택근무 확대 방침을 내놨다.

북서부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에서는 공공부문 100% 재택근무 조치까지 시행됐고, 연료 절감을 위해 정부 차량 연료 배정 축소와 비인건비 감축도 병행했다.

스리랑카는 공공부문 절전·절유 조치를 한층 세분화했다.

스리랑카 현지 매체인 데일리미러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대중교통과 카풀 이용, 원격회의 활용, 사무실 냉방 온도 26도 이상 유지, 광고판 조명 야간 소등 등을 지시했다.

온라인 행정서비스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연료난이 길어지면서 의료계에서는 의사들의 출퇴근 부담을 이유로 토요일 휴무 확대 요구까지 나왔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재택근무보다 가격 급등 완화와 재정 부담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태국에서는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으로 전기요금 인상 검토와 석유기금 부담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공공부문 재택근무 카드를 열어두는 한편, 소비자 가격 안정을 위해 연료 보조금 확대에 나섰다.
[자카르타=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한 주유소에서 이곳 직원이 손님 오토바이에 휘발유를 채우고 있다. 2026.03.26.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주 1회 재택근무만으로도 연료 소비를 최대 20%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유연근무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은 시민들에게 가능한 한 재택근무를 하고 개인 차량 사용을 줄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권고하는 등 생활 방식 전환을 통한 연료 절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은 근무 형태 조정보다 보조금을 앞세운 가격 방어에 나섰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정부는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170엔 수준으로 억제하기 위해 정유사 등 도매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26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적용될 보조금이 리터당 48.1엔으로 2022년 1월 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보조금 대상이 아닌 나프타 등은 수급난과 가격 상승이 두드러져 정부가 중소기업 영향 등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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